
요즘은 시골서도 보기 힘든 들녘 새참 내가는 모습이네요.
<종이인형 모음전 중> 위의 그림을 보다보니
아스라히 멀어져간 추억이 생각나서 적어 봅니다.
제가 다섯살 때 고향을 떠나 대구로 갔으니
그 이전인 아마 서너살 쯤이었겠지요.
어릴 때의 기억이라는게 상당히 단편적이어서...^^
어느 날 어머니와 함께 벼가 노랗게 익은 들판에
미꾸라지 잡으로 가신 아버지와 형님이 있는 곳으로
가마솥에 노란콩 얹어 햅쌀밥 지어 - 요즘은 보기드문
말양푼(한말들이 양푼이라 그렇게 불렀나 봅니다)에
놋식기에 담은 밥, 그리고 국을 담아 머리에 이시고
논두렁을 따라 한참이나 걸어 그 곳에 닿아
잠이들어 사랑채 마루 천정에 매달아 놓은 요람을 타던
동생과 할배(할아버지)를 제외한 네 식구가
논두렁에 둘러 앉아 갓 잡은 미꾸라지 모닥불 피워 끓인
추어탕과 함께 먹던 뽀오얀 쌀밥의 기억이
이젠 쉰이 훌쩍 넘어버린 이 나이에 생각해보면
아름다운 추억이 아닐 수가 없습니다.
요즘 들어 가끔 고향엘 가면 아직도 굴뚝으로 피어나는
연기가 있으니 그러한 것들이 고향에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묘한 여운이 있음을 느끼게 되더군요.
글쎄요, 선,후배님들 중에서도 저와 같은 추억을
가지신 분이 계실 것 같습니다. 설혹 도시에서 자라셔도
시골에 친척이 있으신 분들은 방학 때 놀러가셔서라도
느꼈을 법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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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ylark 선배님의 嚴命(^^)에 의해 올리긴 하면서도
쑥스럽기 그지 없습니다.
선, 후배님들의 넓으신 이해를 구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