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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용의 재계춘추(財界春秋)(31) 1000조원 넘긴 해외건설 수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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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주영 현대 창업주의 역발상에서 시작된 중동진출
- 역경딛고 벌어들인 달러…선진국 진입 밑거름 역할
1970년대 중동 건설현장에서 땀을 쏟는 건설회사 근로자들의 고생과 활약을 전하는 신문기사들. 중동건설로 벌어들인 외화는 우리나라가 선진국 진입의 밑거름이 됐다. (사진=전경련)

해외건설 현장 취업은 1980년대 직장생활을 시작한 필자세대의 로망이었다. 여권발급 조차 어려웠던 시절, 해외로 나가 한 3년 고생하면 집 한 칸 정도 장만할 정도의 목돈이 모였다. 거기다 1년에 한번 휴가를 받아 유럽을 관광할 수도 있었다. 술이 없다고는 했지만 술을 마시지 못한 사람은 없었다, 어쨌든 만들어 즐길 수 있었으니까. 이렇게 한 시절 청년들의 꿈과 땀이 어렸던 해외건설이 올해 1월 누적 수주액 9000억달러(약 1000조원)를 넘겼다. 

우리나라의 중동건설 진출은 고(故) 정주영 현대 창업주의 역발상에서 시작됐다. 기름값이 폭등해 달러가 주체할 수 없이 쌓이고 있던 중동국가에 가서 그들이 원하는 개발사업을 해주고 우리가 간절히 필요로 하는 달러를 가져오자는 박정희 대통령의 착상이 남달랐다. 물론 안 된다는 건설부 공무원들의 사전보고가 있었다. 더워서 일을 할 수가 없고, 있는 건 사막에 모래뿐이며 물도 없다고 했다. 

중동을 직접 다녀온 정주영은 덥긴하지만 낮에 자고 시원한 밤에 일하면 된다고 했다. 모래와 자갈 밖에 없다곤 하지만 건설자재가 지천에 깔려 있는 셈이고 거기다 한국에 기름을 실어 보낸 유조선이 중동으로 돌아올 때 물을 가득 실어 보내면 된다고 했다. 

정주영은 거기다 중동은 비가 안와서 1년 365일 건설이 가능하기 때문에 부지런하기만 하면 돈을 벌 수 있다고 확신했다. 남이 열흘 걸릴 때 나도 열흘 걸리면 언제 앞서냐는 것이 그의 일하는 방식이자 신조였다. 

현대가 일단 나가서 돈을 벌어오자 국내 건설회사들은 너도나도 중동으로 달려갔다. 중동 특수가 일었고 그 절정이 필자가 말한 1980년대였다. 이때 벌어들인 외화는 고도성장의 밑거름이 됐다. 당시 3000만달러에도 못미치던 외환보유고는 현대가 중동에 진출한 첫해인 1975년에 1억3000만달러가 됐고 다음해에는 9억3000만달러라는 실로 꿈같은 규모의 외화가 본국으로 들어왔다. 이는 당시 우리나라 총 예산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였다. 

현대건설이 1976년 수주한 사우디 주베일항만공사에 쓰일 플랜트가 바지선에 실려 항해하고 있는 모습. 고(故) 정주영 회장은 비용절감 및 외화를 아끼기위해 회사 임원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대부분의 기자재와 설비를 제작해 1만2000km의 바닷길을 항해해 조달한 역발상 일화로 유명하다. 

한국 건설사가 해외에 처음 진출한 것은 1965년, 현대 건설이 태국 파타야-나라티왓 구간의 약 100km 길이의 2차선 도로 건설공사 수주가 효시였다. 수주액은 552만달러(약 66억원), 쟁쟁한 미국, 유럽의 29개 건설회사와 경쟁을 벌여 따낸 쾌거였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그래도 그 때의 경험은 값진 교훈이 됐다. 태국 정부는 적자를 감수하면서도 공사를 성공적으로 끝낸 현대건설에 6개의 고속도로 공사를 더 맡겼다. 이 때 건설현장을 습격한 강도들에게 맞서 금고를 지킨 이명박 대리는 그 후 정주영의 신임을 듬뿍 받아 승승장구, 30대에 사장이 됐다. 나중에 정계에 진출해 대통령까지 됐으니 해외건설은 우리나라의 대통령을 배출한 산업이기도 하다. 

1965년 이후 2022년 1월까지의 57년간 해외건설 총 수주액은 9027억달러, 그 중 중동지역이 4619억 달러로 전체의 51.2%를 차지했다. 회사별로는 현대건설이 842건에 수주액 1361억달러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고 삼성물산이 750억달러로 뒤를 이었다. 2000년대 들어서는 토목보다 부가가치가 높은 플랜트 공사와 초고층 빌딩에 주력했다. 

특히 삼성물산은 두바이의 세계 최고층 빌딩 부르즈할리파(Burj Khalifa, 162층 828m)를 필두로 타이베이 101타워(101층 508m) 등 세계 1, 2위의 최고층 빌딩을 지어 ‘마천루 제조기’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현재 삼성물산이 짓고있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프르의 메르데카 118빌딩이 올해 3분기에 완공되면 높이 678m로 부르즈할리파에 이어 세계에서 두번째로 높은 빌딩이 된다. 

정주영 회장이 중동에 진출키로 결심하고 분주하게 움직일 때 가장 큰 반발은 의외로 현대 내부에서 나왔다. 특히 그룹의 2인자였던 정인영 부회장은 당시 현대건설의 이명박 사장 등 임원들에게 형님이 추진하는 중동 진출을 반대해 줄 것을 거의 강요하다시피 했다. 그룹의 국제통이던 그가 보기에도 형인 정주영 회장의 야망은 터무니없이 무모해 보였고 회사를 위해서도 반드시 막아야 할 과제였다. 

그러자 정회장은 주위를 놀라게 하는 결단을 내렸다. 그룹내 알짜 기업으로 건설 중장비와 발전설비를 제조하는 현대양행(한국중공업을 거쳐 현재는 두산중공업)을 떼어 그룹에서 내보냄으로써 그룹내 중동진출 반대세력을 일거에 제거해 버리는 간결하고도 단호한 선택을 강행했다. 

그 때 만일 정주영 회장이 소위 전문가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중동진출을 포기했더라면 오늘의 우리경제는 어떻게 됐을까? 지금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 있을 것으로 본다. 어쩌면 유가폭등의 쓰나미에 휩쓸려 갓 여물던 산업화의 여망이 뿌리채 뽑히고 송두리채 무너졌을지도 모른다. 그만큼 해외건설은 우리에게 선진국 진입의 꿈을 실현시켜 준 소중한 산업이기도 하다. 

권오용은
고려대를 졸업했으며 전국경제인연합회 국제경제실장•기획홍보본부장, 금호그룹 상무, KTB네트워크 전무를 거쳐 SK그룹 사장(브랜드관리부문), 효성그룹 상임고문을 지낸 실물경제와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다. 현재 공익법인 한국가이드스타 상임이사로 기부문화 확산과 더불어 사는 사회 분위기 조성에 힘쓰고 있다. 저서로는 대한혁신민국(2015), 권오용의 행복한 경영이야기(2012),가나다라ABC(2012년), 한국병(2001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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