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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은의 의학이야기] 십자가형과 예수, 그리고 화가 카라바조


 
김해은 한사랑의원 원장 (도봉구의사회 부회장)
김해은 한사랑의원 원장 (도봉구의사회 부회장)

십자가형의 기원은 정확히 알 수 없다. 1세기 로마 제국 경기장에서 죄수를 맹수에게 물려죽게 하거나 사지를 찢는 것과 같은 극형의 하나였다. 로마 제국은 이전의 페르시아나 카르타고에서 십자가형을 받아들였을 것이다. 헤롯왕이 금지시키기 전 유대인들도 동족을 십자가형에 처했었다. 십자가형은 고대 세계에서 광범위하게 널리 퍼져 있었다.

십자가형은 정치적, 군사적 범죄에 대한 처형 방법으로 계속 실시되었다. 그러한 방법을 사용하게 된 주된 이유는 반란이나 범죄의 방지책으로 최대의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었다. 처형자를 벌거벗겨 가도 양측, 극장, 높은 언덕, 범행한 장소에 공개적으로 진열함으로써 처형당한 자의 수치를 최대한 드러냈다.

 

십자가형은 처형한 자를 매장하지 않는다는 사실 때문에 더욱 처참하였다. 처형자의 시신을 맹수들과 새의 먹이로 주었고 부패한 채로 방치하였다. 고대 사람들은 적절한 장례를 받지 못한 망자는 사후세계에 들어가지 못한다고 생각하였다. 로마 시대에서 십자가형은 제국의 반란자들과 노예계층에게 주로 실시되었다. 로마의 시민이었던 바울은 로마에서 재판을 받고 효수되었고 로마 시민권이 없는 베드로는 거꾸로 매달리는 십자가형을 받았다.

 

처형이 시작되기 전 먼저 채찍질과 구타가 가해졌다. 사형수에게 내려진 채찍은 가벼운 범죄를 저지른 죄수를 형벌하는 일반적 채찍과 달랐다. 여러 갈래의 채찍 중간 중간에 달려 있는 동물 뼈나 쇳조각으로 단 한 번의 채찍질로도 치명상을 안길 수 있었다. 피부와 근육 층이 찢어지고 혈관이 파열되는 것은 일반적이고, 심한 경우 뼈가 드러나고 내장이 탈출되었다. 지속적인 책형은 대량출혈을 유발하였고 체력이 약한 죄수는 채찍질만으로 사망하였다.

 

십자가에 달린 사형수는 보통 3일째까지 죽지 않고 고통에 시달렸다. 사형수의 엉덩이 부분에 받침대를 만들어 놓으면 사망에 이르는 시간이 더 길어졌다. 채찍질을 당한 사형수는 형틀을 매고 형장으로 이동했다. 형장에는 이미 기둥이 세워져 있었고, 직접 매고 온 가로 기둥을 포개어 십자가를 만들었다. 사형수는 양팔을 벌린 채 손목에 못 박혔으며 무릎을 구부린 자세로 양발에 못 박혔다.

 

예수를 죽음에 이르게 한 치명상은 무엇이었을까? 십자가 가로 형틀을 진 채 쓰러졌고 그 과정에서 갈비뼈 골절로 늑막에 피가 차는 혈흉(Hemothorax)과 간 손상을 입었을 수 있다. 빌라도가 이상하게 여겼을 정도로 빨리 숨을 거두었을 뿐 아니라 창에 찔린 옆구리에서 물과 피가 따로 나왔기 때문이다. 혈액은 혈구와 혈장으로 되어있다. 혈구는 붉은색을 띈 적혈구가 대부분이고 혈장은 물처럼 투명한 색이다. 고인 혈액이 혈구와 혈장으로 분리되었을 정도면 상당한 시간이 흘러야한다. 예수는 십자가에 못 박히기 전에 채찍질로 온몸에 입은 열상으로 인한 출혈로 허혈성 쇼크에 이르기 직전이었으며 형틀을 지고 갈 체력이 남아있지 않았다. 골고다 언덕으로 올라갈 때 발길로 채이고 넘어지면서 다발성 늑골골절로 인한 혈흉과 간 손상이 간접 사망의 원인이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예수는 십자가에 매달린 후 얼마 되지 않아 뇌로 가는 혈류량이 급격히 감소해 정신을 잃었을 것이다. 그리고 처진 상체는 횡경막을 눌러 호흡을 억제하여 사망에 이르렀을 것이다.

 

예수의 죽음이 일반적으로 십자가에서 처형된 자들과 달랐던 한 가지는 장례가 치러졌다는 것이다. 십자가에서 처형된 자는 죽은 이후에도 방치되었다. 그러나 산헤드린 공회원으로서 숨은 제자였던 아리마대 사람 요셉이 빌라도에게 청원하여 예수의 시신은 매장될 수 있었다.

치명상을 입고 사망한 예수가 제자들 앞에 나타나자 그 사실을 전해들은 도마는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 그는 예수의 손에 손가락을 넣어보고 우측 옆구리에 손을 집어넣어 치명상을 확인 한 후에 믿겠노라 했다. 예수는 도마의 요구를 들어주었다. 도마는 예수의 몸에 생긴 치명상을 확인한 후에 비로소 부활한 예수를 믿게 되었다.

르네상스시대의 피렌체 화가 카라바조의 작품 ‘의심하는 도마’를 보면 예수의 치명상을 확인하는 도마의 신중함이 돋보인다. 카라바조는 예수를 사실적으로 표현하고 싶었다. 손가락으로 예수의 옆구리 창상을 확인하는 그의 표정은 이마에 깊은 주름이 생길정도로 신중하고 손끝에 모든 감각이 집중되었다. 도마의 엄지손톱에는 때가 끼어있다. 도마의 직업이 거친 일을 마다하지 않는 어부였기 때문이다.

도마의 손목을 잡은 예수는 자신의 상처로 안내한다. 카라바조는 손가락으로 너무 깊이 후비는 도마의 손을 제지하고 아프다! 이제 그만 후벼라라고 말하는 예수를 표현하고 싶었다. 그의 화풍은 당시의 사회상으로 통용할 수 없을 만큼 성경의 내용을 인간적으로 표현하려 했다. ‘성모 마리아의 죽음의 모델로 피렌체의 아르노강에서 익사해 배가 부푼 창녀를 썼다. 그는 모든 비난을 감수하고 로마의 변방 유대 땅 나사렛에 살았던 마리아와 예수의 실제 모습을 재현하고 사실을 확인해 보고 싶은 첫 화가였다. 정통성으로 정형화된 성경의 내용을 현실로 받아드리려는 도마와 같이 의심하고 또 의심하는 솔직한 신자였다.

예수의 상처를 확인하는 도마 (카라바조)
예수의 상처를 확인하는 도마 (카라바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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