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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홍41.JPG

 
 

[앵커]
공식 피해자만 7천 명이 넘는 가습기 살균제 사건은 우리에게 화학물질의 독성이 얼마나 위험한지 경각심을 갖게 했습니다. 화학물질을 흡입했을 때 인체에는 어떤 영향이 있을까요? 오늘 '과학의 달인'에서는 국민의 건강을 위해 '흡입 독성연구'에 매진하는 분을 만나보겠습니다. 안전성평가연구소 호흡기질환 연구단
이규홍 연구단장과 함께합니다. 어서 오세요.

우리는 하루종일 화학물질을 접하며 살고 있죠. 비누, 방향제, 플라스틱, 소독제 등등 셀 수 없이 많은데, 이런 화학물질의 독성 정보는 대부분 피부에만 국한돼 있어 흡입에 대한 연구가 미흡하다고 들었습니다. 단장님께서는 화학물질을 흡입했을 때의 영향을 연구하고 계시다고요?

[인터뷰]
네, 저는 흡입 독성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매일 숨을 쉬면서 살아야 하는데 그러면서 마시기 싫어도 어쩔 수 없이 미세먼지나 다양한 독성 물질을 흡입하게 됩니다. 가습기 살균제가 대표적인 예인데요. 가습기 살균제 흡입 사건을 통해서 지금 코로나19 바이러스 사망자가 약 1,600명 정도 나왔는데, 그때 당시 사망자도 1,600명 이상 나온 아주 굉장히 큰 사건이었습니다.

[앵커]
다양한 화학물질의 독성에 대해 연구하고 계신데요. 먼저 최근 다시 심각해진 미세먼지부터 짚어보겠습니다. 보통 미세먼지 하면 중국발 미세먼지를 가장 먼저 생각하게 되잖아요. 그런데 일상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도 정말 많다고요?

[인터뷰]
미세먼지는 굉장히 다양한 발생원인에 의해 생깁니다. 시골길을 자동차가 달릴 때 먼지가 일죠? 이건 비산먼지라고 합니다. 먼지가 바닥에 쌓여 있다가 자동차가 달리면서 공기 중으로 날리기도 하고요. 또 자동차가 출발하거나 정지, 달릴 때 타이어는 도로와 마찰에 의해 고온·고압 상태가 됩니다. 그러면 녹고 증발해서 타이어가 기체가 되는데요. 이 기체는 상온에서 즉시 냉각돼 응집, 응결하게 되고 미세먼지를 만들게 됩니다.

미세먼지의 가장 큰 발생원인은 화석연료 연소에 의해서 생깁니다. 화석연료란 석탄, 석유, 나무 등을 말하고, 이것이 불에 타서 에너지를 얻을 때 공기 중으로 탄소 알갱이를 만들고요. 연소하면서 암모니아라든지, 질소산화물이나 황산화물이 기체 상태로 만들어지고, 이런 기체들이 햇볕을 받거나 화학반응을 일으켜 2차 유도 미세먼지로 만들어지고요. 이런 것이 다양한 미세먼지의 발생 원인이고요. 우리 주변에 흔히 일어나고 있는 거죠.

[앵커]
바닥에 있던 먼지가 날리면서, 타이어가 마찰로 소모되면서, 화학연료가 타면서 등 여러 가지 원인으로 이런 미세먼지가 발생한다, 알려주셨는데요. 그런데 우리가 미세먼지가 몸에 안 좋다는 건 다 알고 있지만, 정확히 어떤 원리로 우리 몸에서 안 좋은 영향을 주는 건지 이런 부분들은 아직 규명되지 않았다고요?

[인터뷰]
네, 맞습니다. 미세먼지 연구가 굉장히 어렵습니다. 사실 미세먼지 연구는 역학 연구나 세포 수준에서의 독성 연구가 이뤄져 왔습니다. 가장 좋은 것은 미세먼지를 사람에게 노출 시켜서 독성 정보를 얻어내는 게 가장 좋은데, 인체에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동물을 이용한 독성 연구가 시도됐지만, 미세먼지는 시간적, 공간적으로 굉장히 다양성을 갖고 있습니다.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미세먼지는 다양한 발생 원인을 갖고 있다고 했고요. 서울의 미세먼지나 부산의 미세먼지나 조성 성분들이 다른 거죠. 봄철의 미세먼지, 겨울철의 미세먼지, 이런 것들이 성분이 다르기 때문에 우리가 미세먼지를 공기 중에서 포집해서 그것을 동물에게 노출해서 연구하면 어느 계절에 어느 장소에서 포집한 미세먼지를 연구하느냐에 따라서 그 결과가 다 다르게 나오는 거죠. 재연이 안 되니까 어떤 결과인지 알기가 어려운 거죠. 그게 미세먼지 연구의 어려운 점입니다.

[앵커]
사람이 아니라 동물을 통해서 독성 연구가 이뤄졌다 보니까 미세먼지의 인체 위험성을 대체적으로만 알 수 있었다는 건데요. 이런 한계를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인터뷰]
조금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미세먼지는 시간적, 공간적 다양성을 갖고 있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이 다양성을 극복해야만 제대로 연구할 수 있는 건데요. 아주 일정한 조성의 자연 대기 성분과 유사한 그런 인공 미세먼지를 실험실 수준에서 만들고요. 굉장히 대량으로 값싸게 만들어서 그것을 동물에게 반복, 장기 노출을 시켜서 동물로부터 미세먼지의 독성 정보를 얻어내는 방식으로, 그것을 '인공 미세먼지 대기 모델'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앵커]
인공 미세먼지 대기 모델을 만들어서 이제는 미세먼지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그렇다면 이 모델을 활용해서 미세먼지의 인체 영향, 어떻게 나타났나요?

[인터뷰]
사실 미세먼지가 최근에도, 작년에는 코로나19 때문에 일시적으로 공기 중에 미세먼지 농도가 좀 낮았었는데, 작년 하반기부터 올해로 넘어오면서 고농도 미세먼지가 우리를 위협하고 있어요. 그래서 사람들이 걱정을 많이 하고 있는데, 미세먼지가 엄청나게 독성이 강하다면 우리는 살아있지 않을 거예요. 다 죽었죠. 그런데 그렇게까지 독성 작용이 크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미세먼지가 우리 호흡기 안으로 들어가고 호흡기 속에서 여러 가지 면역 반응이 일어나고 호흡기 내에 미세 환경을 변화시키면서 또 다른 2차 자극에 의한 반응을 굉장히 크게 만들어줍니다.

저희 실험 결과에 의하면, 보통 감염병 연구 모델로 독성물질인 LPS가 있습니다. 이 물질을 동물에게 노출하고, 어떤 염증을 유발하는 모델이 전형적인 감염병 동물 모델인데, 미세먼지를 노출하고 이 LPS를 노출했을 때 그냥 LPS만 노출했을 때의 독성 작용보다 미세먼지에 노출됐을 때 훨씬 크고 폐 섬유화되는 현상을 얻었습니다. 다시 말하면, 미세먼지가 폐 내의 면역 환경을 변화시키고 다른 자극에 의한 영향이 커지는 것을 얻어냈죠.

[앵커]
그런가 하면 한때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았던 가습기 살균제 성분의 위해성을 규명하기도 하셨다고요?

[인터뷰]
네, 가습기 살균제 사건은 2011년에 처음 인지됐습니다. 2011년 당시에 저희가 가습기를 동물에게 노출하는 독성실험을 진행했고, PHMG와 PGH, CMIT/MIT 등이 가습기 살균제의 주요 성분이었는데요. 이것을 동물에게 노출하고 사람에게 나타났던 원인 미상 폐 손상이 동물에게 재연되는 것을 확인해서 가습기 살균제 흡입이 원인 미상 폐 손상의 원인이었음을 규명했습니다. 그래서 정부는 그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가습기 살균제를 판매 금지하고, 그 이듬해부터 가습기 살균제에 의한 피해자가 한 명도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이 연구를 통해서 독성학자, 과학자들이 사람을 살리는 그런 연구를 할 수 있구나 하는 뿌듯한 자부심을 느꼈고요. 사명감을 느끼게 됐습니다.

[앵커]
아주 큰 일을 해주셨네요. 지난 1월 21일, CMIT와 MIT가 폐 손상을 일으킨다는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사실 이 제조사가 1심에서 무죄를 받았잖아요. 지금 단장님께서 하시는 이런 연구 결과가 앞으로 정확한 판결을 내리는 데 근거가 되길 기대 하겠습니다. 이런 미세먼지나 가습기 살균제 외에도 일상에서 자주 접할 수 있는 독성물질, 어떤 게 있을까요?

[인터뷰]
다양한 독성물질을 우리가 쓰고 있습니다. 사실 이 독성물질은 화학물질이죠. 대부분의 화학물질인데, 우리가 화학물질을 엄청나게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을 얼마나 많이 사용하느냐,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서 위험한 것이지, 무조건 독성물질, 화학물질이 위험하니까 사용해선 안 된다는 것이 아닙니다. 최근 미세플라스틱 문제를 많이 이야기합니다. 코로나19로 인해서 플라스틱 제품 사용이 굉장히 늘어나고 있고요. 이런 플라스틱이 환경으로 버려져 풍화 작용을 거쳐 아주 작은 크기로 변하는 게 미세플라스틱이죠. 이것은 토양과 하천 그리고 바다로 이동하게 되고, 먹이사슬을 돌고 돌아서 결국 체내에 유입됩니다.

이 외에도 많은 스프레이형 화학물질 제품의 경우 유용성도 크고 굉장히 편하기 때문에 끊임없이 그런 제품이 나오고 있는데, 스프레이형 제품은 공기 중에 직접 에어로졸을 노출해 사람이 흡입할 수 있고요. 또, 많은 공산품 내에는 각종 휘발성 유기화합물들이 함유되어 있고, 이런 화합물들을 평생에 거쳐서 만성적으로,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결국 우리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게 되는 거죠.

[앵커]
독성물질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만들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인터뷰]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독성물질, 화학물질은 어떻게 사용하느냐가 중요합니다. 어떤 독성 작용이 있는지 그것을 아는 게 중요하고, 어떻게 사용하면 독성 없이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지를 아는 게 중요합니다. 기업에서 이런 화학물질, 독성물질을 이용해서 제품을 만들 때는 과연 이 제품이 안전하게 사람에게 사용될 수 있느냐 그것을 보고 안전성 평가 독성 연구라고 하는데요.

반드시 독성 연구와 안전성 평가를 거쳐서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야 합니다. 소비자는 독성 정보나 위해성 정보들을 충분히 인지하고 꼼꼼히 살펴서 제품을 사용해야 합니다. 또한, 정부는 이런 제품들이 안전하게 만들어졌는지를 관리, 감독해야 합니다. 그것이 우리가 안전하게 살아가는 방법이 되겠죠.

[앵커]
제도도 마련되어야 하지만 독성 정보도 투명하게 공개돼서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게끔 투명한 정보 공개도 이루어져야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단장님의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인터뷰]
제가 흡입 독성 연구를 오래 해왔습니다. 2011년 가습기 살균제 사건 이후로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사람을 살리는 독성학자가 될 수 있다는 자랑스러운 경험을 했는데요. 이후에 가습기 살균제 사건이 아직 끝난 사건이 아닙니다. 앵커님께서도 말씀하신 것처럼 아직 법적인 판단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아직도 연구해야 할 것이 많고, 피해질환으로 인정되지 않은 것이 많습니다. 이것과 관련된 연구도 지속해서 해야 합니다. 미세먼지, 미세 플라스틱. 이런 흡입 독성 연구를 지속적으로 할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최근 저희 연구진은 미세먼지를 노출하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감염되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ACE2 수용체를 증가시킨다는 연구결과를 얻었습니다. 결국, 미세먼지가 코로나바이러스나 감염병을 더욱더 감염력이나 치명률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을 알아냈습니다. 앞으로 지속해서 미세먼지나 가습기 살균제와 같은 화학 물질들이 우리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제2의 감염 자극에 의한 영향이 어떻게 되는지를 지속적으로 연구하는 것이 저의 꿈입니다. 많은 사람에게 이런 사실들을 알리고, 어떻게 하는 것이 안전하게 사용하는 것인지를 지속적으로 알려서 대한민국을 조금 더 안전하게 만들고 싶습니다.

[앵커]
미세먼지의 전문가께서 나오셔서 갑자기 질문을 하나 드리고 싶은데요. 요즘 황사나 미세먼지가 심해지다 보니까 아예 환기를 안 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혹시 집 안의 공기가 밖의 미세먼지보다 안 좋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이런 날에도 환기하는 것이 도움되는지 궁금합니다.

[인터뷰]
환기는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환기하지 않으면 집안 내부에 미세먼지 농도가 점점 올라갑니다. 그래서 환기를 해서 밖의 미세먼지 농도와 유사하게 맞춰주는 것이 좋습니다. 제가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미세먼지 자체가 치명적으로 저희에게 독성을 일으키는 것이 아닙니다. 미세먼지가 호흡기 내에 있는 면역 환경을 바꾸고, 집 안에 있는 다른 작은 요소에 의해서 더욱 건강이 악화할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숨을 쉬고 살면서 이산화탄소도 배출하고, 집 안에서 조리하는 과정에서 연소물질이 나오게 됩니다. 결국은 그런 것들 때문에 더욱 우리 건강이 위험해질 수 있는 것입니다. 환기는 자주 하는 것이 좋습니다.

[앵커]
우리가 일상 속에서 정말 수많은 화학 물질을 접하고 살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손쉽고 익숙하게 사용할 수 있는 물질인 만큼 그 위험성을 정확하게 인지하고 안정하게 사용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안전성 평가연구소 호흡기 질환 연구단 이규홍 연구단장과 함께했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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