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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중의 미디어비평] 진실 검증이 언론의 기본

  • 출처: 페로타임즈 , 9.14

 
언론 오보로 베트남 전쟁 발생, 이라크침공·김정은 사망도 오보
핵심은 언론의 진실보도 자세...검증시스템 갖춰야
김서중 성공회대학교 미디어콘텐츠융합자율학부 교수
김서중 성공회대학교 미디어콘텐츠융합자율학부 교수

정확성, 공정성, 심층성, 진실성을 통한 언론의 신뢰도는 언론의 존재 이유다. 신뢰하지 않는 언론을 소비할 이유는 없기 때문이다. 언론의 신뢰도는 결국 개별 언론사의 경영에 영향을 미치는 실질적인 문제다.

언론의 신뢰 문제가 더욱 중요한 것은 언론이 사회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언론의 허보 또는 오보가 당시 사회에 미친 영향은 상상 외로 심각하다.

 

우리도 참전하여 익숙한 베트남 전쟁은 하나의 오보와 하나의 허보가 계기가 되어 발발했다. 언론은 미 구축함이 통킹만 근처에서 두 번이나 북베트남의 폭격을 받았다는 소식을 전하며 선전 포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여론이 영향을 받은 것은 물론이다.

베트남 전쟁은 이런 여론을 등에 업고 시작한 전쟁이다.

1971년 폭로된, 미국 국방성이 작성한 펜타곤 페이퍼에 따르면 첫 번째 공격의 피해는 없었으며, 두 번째 폭격은 근거 없는 주장이었다. 당시 美구축함은 통킹만 앞 바다에서 첩보작전 수행 중이었고 폭격은 북베트남의 정당한 방어행위였다.

 

그러나 언론의 여론 선동과 함께 시작한 전쟁에서 무려 380만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그 중 미군 사망자는 5만8220명. 한국인 사망자는 5044명이며, 부상자도 1만5000여 명이었다.

당시 미국 언론들이 정부로부터 나오는 정보에 최소한의 합리적 의심이라도 했다면 막을 수 있는 희생이었다.

미국과 영국의 2003년 이라크 침공은 2011년이 되어서야 끝났다. 2006년 공식 집계는 이라크인 6만5000명이 희생됐고 종전까지 10만 명 이상이 희생됐을 것이라고 추정한다.

이라크의 대량 살상무기 보유, 니제르에서 우라늄 수입, 알카에다 지원, 유엔 대량 살상 무기 사찰 방해 등등이 전 세계 언론을 통해 타전됐고 이를 빌미로 미국과 영국은 이라크를 침공했다.

하지만 당시 유엔사찰단은 대량 살상무기가 있다는 근거를 찾지 못했다는 결론을 내리기 일보 직전이었고, 다른 사안의 근거도 찾지 못했다. 나중에 알려진 사실이지만 미 정보당국의 첩보도 동일하였다고 한다.

미국이 왜 이런 전쟁을 벌였는지는 이 글의 관심을 벗어나는 일이다. 문제는 미국으로부터 나오는 부정적인 정보는 전 세계에 전파되었고, 미국은 공격 명분을 얻었다.

그런데 이라크 공격의 빌미가 된 사유들이 진실인지 적극 취재 보도한 서방 언론은 없었다. 전쟁관련 보도는 국가주의의 영향을 받아 진실 보도가 쉽지 않다.

하지만 전쟁의 상처는 너무나 크기에 언론은 정보 확인에 신중을 기해야 하고 미확인 정보는 보도하지 말아야 한다. 그럼에도 아프가니스탄, 코소보, 동티모르, 아이티, 중 남미 내전 등에서 언론 보도는 왜곡되거나 일방적이었다.

 

아직 냉전체제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우리 사회도 1986년 ‘세계적’ 오보 라는 김일성 사망 오보를 내보냈다.

얼마 전에는 김정은 사망 오보도 있었다. 김정은 사망 오보에 사재기 등의 사회적 혼란은 발생하지 않았지만, 군대와 전국이 긴장하고 전쟁의 위협을 느꼈다.

역으로 지금 우리가 긴장감이 덜 한 것이 ‘늑대와 소년’ 이야기처럼 오보에 익숙해졌기 때문이라면 조금 오싹하지 않은가?

최소한 김일성, 김정은 사망과 같은 오보가 주식 시장의 비정상 운용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오보는 오보를 걸러낼 내부 검증 시스템이 없기 때문이다. 큰 언론에 비해 인원이 적은 언론은 취약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언론이 커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작은 언론사도 언론의 존재는 소중하다. 핵심은 진실 보도를 하겠다는 언론의 자세다. 진실 검증을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의 많은 기사를 생산해내는 것이 보편화된 한국의 언론 생산체계는 늘 오보 위험을 안고 있다. 오보가 사회를 대혼돈 상황에 빠뜨릴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가지고 진실 검증하는 언론이 필요하다.

 

 

※ 김서중 교수는...

서울대학교 대학원 신문학과 박사

現 성공회대학교 미디어콘텐츠자율학부 교수
現 민주언론시민연합 상임공동대표

KBS 이사회 이사(2015~2018), 제28기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공동의장(2014), 제15대 한국언론정보학회 회장(2013), 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2007), 신문발전위원회 부위원장(2005), 언론중재위원회 위원(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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