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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용의 행복한 경영이야기] 보이지 않는 투자

출처: 글로벌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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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용 한국가이드스타 상임이사.
큰 비가 왔다. 강남역이 또 물에 잠겼다. 그런데 빗물받이는 닫혀 있었다. 작지만 기본적인 침수대비 장치가 기능을 멈춘 것이다. 마구잡이로 버린 담배꽁초와 하수로 인해 올라오는 냄새가 원인이었다. 큰 비가 예보되면 당연히 열었어야 한다. 아무도 하지 않았다. 결국 보이지 않는 관리 소홀이 피해를 키웠다.

강남역은 침수피해를 막는다며 큰돈을 들여 대심도터널(빗물터널)을 진행하고 있다. 빗물받이는 작은 빗물터널이다. 큰 터널은 보여서 큰돈을 투자하고 있는데 작은 터널은 보이지 않으니 투자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홍수는 이 틈새를 파고들어 피해를 키우곤 한다.

등산로에 보면 배수구가 설치돼 있다. 그런데 이 배수구가 일 년 내내 낙엽과 오물로 막혀있다. 배수구로 물이 흐르는 게 아니라 물이 막히고 모여서 오히려 산사태가 일어날 것 같다. 배수구 설치에는 투자를 하면서 보이지 않는다고 막힌 곳을 뚫는 데는 돈을 쓰지 않으니 국민들이 불안해한다.

당국은 점검은 하는 것 같다. 올 7~8월 집중호우직전 각 지방자치단체는 전국 산지 태양광 1만 2721곳에 대한 점검을 벌였다. 그런데 태양광 산사태가 발생한 12곳 가운데 11곳이 관리양호로 평가를 받았다. 강남역 물난리의 판박이다. 관리, 점검 자체가 부실하다는 지적 밖에 나오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태양광을 설치하면서 땅 속에 있어 보이지 않는 흡수포화도나 마찰각에 대해서는 검토를 생략하니 산사태가 발생한다고 지적한다. 보이지 않는 곳에 대한 투자가 이뤄지지 않으니 그 틈새로 재난이 발생한다. 그 결과 산사태의 80%는 인위적인데도 대부분 천재(天災)로 둔갑해버린다.

'보이지 않는 투자'로 품질이 달라지는 대표적인 곳이 골프장이다. 골프를 즐기는 플레이어의 눈에는 골프장의 품질은 값비싼 그림이 즐비한 클럽하우스가 아니라 비온 뒤의 그린 상태에서 판가름 난다. 배수시설이 잘 된 골프장은 아무리 큰 비가 와도 비만 그치면 그린이 언제 비가 왔느냐는 듯이 반질반질하다. 배수공사는 하고 나면 흙으로 덮어버리니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 곳에 대한 투자는 물건의 가치를 더하고 오너의 품격을 다시 보게 만든다.

이번 여름에 대전에서는 도심 곳곳이 물에 잠기고 사람이 3명이나 숨지는 엄청난 비 피해가 났다. 큰 피해가 난데는 시간당 80mm가 넘는 비가 쏟아진 탓도 있지만 전문가들은 하천 기능의 불량을 요인으로 꼽고 있다. 그동안 도심 하천을 물과 조명이 어우러진 멋진 휴식공간으로 꾸미기 위해 많은 투자를 했다. 보이고 꾸미는 데는 많은 투자를 했다.

그런데 보이지 않는 물 밑으로는 아무도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 대전시는 지난 40년 동안 대전천, 유등천, 갑천 등의 준설을 포함한 하천 정비를 하지 않았다. 환경단체의 반대가 있었다지만 결과적으로 시민들에게 피해가 돌아가 고귀한 생명과 재산을 잃게 만들었다. 대전시가 부랴부랴 편성한 준설예산 20억 원은 보이지 않는 투자다.

전국적으로 보면 2018~19년 물난리로 피해를 본 하천 190곳 중 3곳(남강, 영산강, 임진강)만 규모가 큰 국가하천이고 나머지는 모두 지방하천이다. 2년간 홍수 피해액 118억2700만원의 98.5%가 지방하천에서 생겼다. 지류, 지천은 크지 않아 중앙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재난은 대부분 실핏줄(지류, 지천)에서 생기는데 대책이라야 부분적 제방공사가 고작이다. 올해도 홍수에 영산강, 섬진강 등의 지류에서 물이 범람하고 둑이 터져 마을이 쑥대밭이 됐다. 작아서 눈에 잘 띄지 않는 중소하천에 더 많은 투자가 이뤄져야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킬 수 있다.

논란이 진행 중인 4대강 사업으로 전국에 16개의 보를 쌓아 저장한 수자원이 8억m²이다. 그런데 전국에서 생산되는 수돗물 66억 5600만m²의 10.8%인 7억 1885만m²는 수도관 노후 등으로 인해 땅 속으로 새어나간다. 4대강으로 격렬한 논란이 빚어지는데 비해서 누수를 둘러싼 논쟁은 보이지 않아서인지 너무도 조용하다. 이곳에도 투자가 일어나야 버리는 만큼의 수자원을 확보할 수 있다.

전국 1만8000여 농업용 저수지의 경우 84%가 만든 지 50년이 넘어 제방의 노후가 심각하다. 저수지를 만드는 것은 보이지만 제방을 보강하는 것은 그 결과가 겉으로 보이지 않으니 투자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제방의 누수정도와 내부 수위를 측정 해 침식 량을 파악하는 스마트 제방 관리기술도 덩달아 사장되고 있다.

예컨대 인공위성 활용 홍수예측 기술, 센서 활용 제방붕괴 모니터링 기술 등은 당연히 물 관련 대책에 포함되어야 한다. 그린 뉴딜은 적은 예산으로 기존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경제적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30조원이 넘는 정부의 일자리 예산 중 일정 부분을 쉽게 할 수 있고 효과가 있으나 눈에 보이지 않는 지나치기 쉬운 분야에 배정하기를 건의한다. 배수로 청소, 하천 쓰레기 수거, 간벌된 나무 치우기 등은 적은 예산으로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데 효과가 큰 것으로 보인다.

시스템이나 장비의 문제 못지않은 것은 사람의 문제다. 기상청의 수퍼 컴퓨터가 아무리 크다고 한들 결국 데이터를 판독해 전달하는 것은 사람이다. 평상 시 시설을 꼼꼼히 유지, 관리하고 즉각적인 조치로 피해를 줄이는 것도 결국 사람의 몫이다.

환경부가 수돗물 유충이 발견되자 “정밀여과장치”를 도입하겠다며 다시 보이는 투자를 내세웠다. 그러자 상수도 노동조합은 오랫동안 경험을 쌓고 책임감 있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요구했다. 보이지 않는 투자를 요청한 셈이다. 맞는 말이다. 보이는 시스템은 보이지 않는 투자를 통해 그 효과를 몇 배나 더 건져낼 수 있다. 보이지 않는 투자로 기본을 강화하고 결과적으로 모든 투자를 안전하게 만들어 가는 것이 안전한 미래를 만들어 줄 수 있다.

글로벌경제신문 경영자문위원/한국가이드스타 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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