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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MT대장정 이야기(20): 무거운 짐진 자들아

 
 

 

edison02.jpg

 

무거운 짐진 자들아.jpg

   * 수고하고 무거운 짐진 자들아 !

 

 

1.

JMT 열 고개 중에서 네 번째 고개인 Silver Pass를 넘는 날이자, 황량한 광야에서 오아시스라고 할 수 있는 Vermillion Valley Resort에 가서 쉴 수 있는 날이었다. 갈 길이 멀어서 꼭두새벽인 5시에 서둘러 일어났다. 차가운 산 기운에 온 몸이 으스스 떨려왔다.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미숫가루를 찬물에 타서 마시는 것으로 아침식사를 때웠다. 점심으로는 고추장을 넣고 비빈 비빔밥을 지퍼백에 담아 전날 밤 각자에게 지급했다. 이러한 일들이 주방장인 내가 하는 일이었다.

 

새벽안개 자욱한 산등성이를 무거운 짐들을 짊어지고 가는 모습에 성경구절이 생각났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나의 멍에를 메고 내게 배우라. 그러면 너의 마음이 쉼을 얻으리니.’ 참 좋은 말씀이다.

 

3,324m 높이의 Silver Pass 고갯마루를 7시 30분쯤 넘었다. 주변 산들은 둥그스름한 바위산들이었다. 리라가 뱃속이 안좋다며 호소를 해왔다. 아마 찬물에 미숫가루를 타서 마셨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웬만하면 참으라는 균석이 말이 섭섭했었는지 화가 잔득 나있었고 좀체 풀려고 하지 않았다. 다들 아무 말 하지 않고 묵묵히 걷기만 했다.

 

고갯마루를 지나 Silver Pass Lake호수를 내려다보며 내리막길을 지나 Pocket Meadow의 평지를 걸었다. 도중에 갯가도 있어 쉬엄쉬엄 쉬어가면서 주변의 경관을 즐겼는데, 마음이 영 편하지가 않았다. 이 때 깨달았다. 짐 중에서 가장 무거운 짐이 무엇인지를 알았다. 가장 무거운 짐은 마음의 짐이라는 사실을.

 

silver pass.jpg

   * Silver Pass 3,324m

 

 

에디슨 호수에는 무정한 말뚝만.jpg

  * Lake Thomas A. Edison 무정한 팻말

 

 

2.

가는 날이 장날이었다. Edison Lake에 와서 페리(ferry)를 타고 리조트로 가려고 작정했었는데, 가뭄으로 호수의 수위가 얕아져서 운행하지 않는다는 팻말을 보고 실망이 컸다. 여의도 면적의 몇 십배 크기의 호수인데, 가뭄으로 거대한 호수가 밑바닥을 들어내 보이고 있었다. 가뭄은 여름 가뭄이 아니라 겨울 가뭄이 문제였다. 지난해 겨울 기후온난화 현상으로 씨에라 네바다 산맥에 눈이 거의 오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덕분에 땡볕아래 4시간도 넘게 또 걸어야 했다. 마음의 짐까지 짊어진 무거운 짐진 자들의 발걸음은 그야말로 무거웠다. 녹초가 되기 바로 직전에야 리조트에 도착할 수 있었다. 리조트에서 일인당 맥주 한 캔씩을 공짜로 주는데, 돈 내고 서너 캔씩을 더 사서 마시니까 그제야 세포들이 촉촉하게 젖어왔다.

 

Edison Lake호수 끝자락에 위치해 있는 Vermillion Valley Resort는 수상스포츠와 승마 등을 즐기는 유명한 휴양지이다. 마침 Tent Cabin이 있어 빌렸는데, 침대가 8개나 있었다. 매일 좁은 텐트 속에서 꾸겨서 자다가 갑자기 넉넉한 공간에서 하룻밤을 묵게 된다고 생각하니까 마음이 흡족했다.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한 후 레스토랑에 가서 오랜만에 포크와 나이프를 사용하며 스테이크를 와인과 함께 먹고 마셨다. 찜찜했던 기분을 태워버리기 위해 캠프화이어 장작을 넉넉히 구입했다. 씨에라 네바다 산맥의 밤은 깊어가고 모닥불은 타다닥 소리를 내며 타올랐다. 꽃 중에 가장 요염한 꽃이 불꽃이라고 한다. 위스키 한 모금한 다음에 요염한 불꽃을 바라보고 또 한 모금한 다음 총총한 밤하늘 별들을 바라봤다.

 

텐트 캐빈.jpg

   * 널찍한 텐트캐빈

 

 

가장 요염한 꽃 - 불꽃.jpg

  * 꽃 중에서 가장 요염한 꽃, 불꽃

 

* 운행거리 : 23km

* 고 도 : 3,137m-3,324m-2,339m

* campsite: Vermillion Valley Res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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