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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권오준 박사의 "철을 보니 세상이 보인다"-①

  • 출처: 페로타임즈 편집국


 
반백년동안 학습하고 경험한 철강 지식
후대위한 체계적 정리는 철강인의 의무
 

포스코 회장을 지낸 금속공학자 권오준 박사의 『철을 보니 세상이 보인다(철의 문명사적 궤적)가 드디어 6월 10일 페로타임즈 출판국에서 출간됐다. 이 책은 ‘철의 모든 것’을 이론·실무적으로 총정리한 교양서다. 서울공대에서 철에 대한 공부를 본격 시작한 권오준 저자는 “포스코 회장을 거쳐 오늘에 이르기까지 반백년 가까운 세월을 철과 깊은 인연을 맺으며 살아왔다”고 술회하고 있다. 이 책은 철에 대한 이해와 보다 더 많은 관련 지식을 쌓는데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본지는 '철을 보니 세상이 보인다'의 요약 내용을 연재한다. [편집자주]

 

(서문 – 글을 시작하며)

 

지금까지 반백년에 가까운 세월을 철과 깊이 인연을 맺으며 살아왔다. 철의 기본 이론을 배우고 철 관련 연구논문을 작성해 학위도 받았다. 신기술도 여럿 개발했으며, 개발한 신기술을 생산에도 활용했다. 국내외 학술대회에서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세계 최고의 전문가들과 열띤 토론도 해 보았다. 전 세계 철강업계의 경쟁사들을 모두 망라하는 국제기구의 임원진·회장단에 참여하여 철강 기술과 산업의 현황을 분석하고 전략을 수립하는 일도 했다.

그리고 세계 최고 경쟁력을 가진 철강회사의 연구소장, CTO, 그리고 CEO 직책을 맡아 무거운 책임감과 뜨거운 열정으로 기술개발과 경영혁신에 매진도 하였다. 이렇게 철과 인연을 쌓으며 오랜 세월을 보냈고, 마침내 2018년 여름에 현역 직장생활을 매듭짓게 되었다.

권오준 박사(포스코그룹 전 회장)
권오준 박사(포스코그룹 전 회장)

철과의 직접적인 인연을 마무리하고 은퇴할 때 에는 엔지니어로서 그리고 경영자로서 성취감과 함께 보람을 느꼈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아쉬움도 있었다. 이 아쉬움이 이 저술의 직접적인 집필동기가 되었다. 생각해 보니 이 아쉬움은, 그동안 학습과 경험을 통해 얻은 지식을 체계적으로 정리를 해두어야 한다는 것이었는데, 이는 일종의 자기만족적 의무감이 아닌가 싶다.

 

그동안 얻은 지식은 무척 많았는데, 이 지식을 얻기 위해 혼자 학습한 것도 있으나 많은 부분은 회사의 선배와 동료, 후배들로부터 듣고 배운 것들이었다.

회사 내부뿐만 아니라 바깥의 국내외 전문가들과의 대화와 토론을 통해서 배운 것들도 무척 많았다. 이러한 지식들이 잘 정리가 된다면 나중에 철강을 업으로 삼아 일하는 후배들이 철강산업을 더 크게 발전시키는데 도움도 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또한 이는 여러 경로로 가르침을 받아 지식을 쌓을 수 있는 혜택을 받은 사람의 의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사는 생활공간을 둘러보면 철을 접하지 않는 경우란 거의 없다. 많은 물건들이 철로 만들어진 까닭에 만일 철이 없으면 우리의 생활이 얼마나 불편해지고 효율성이 떨어질까 걱정스럽다. 눈에 보이는 것 말고도 철은 인간의 삶 속에 존재하면서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 몸에 3g 정도 들어 있는 철의 역할이 그 중의 하나이다. 미량이지만 이 철이 있어 우리는 에너지를 만들어 생명을 유지할 수 있다. 지구 중심에 집중 분포되어 있는 철도 있다. 이 철은 지구 주위에 자기장을 생성하고 방사선 덩어리인 태양풍을 막아 인간을 위시한 모든 생명체의 생존을 지켜준다. 이 자기장 덕분에 현대인들은 무선통신을 할 수 있고 인터넷을 사용하여 문명생활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철의 중요한 역할을 아는 이는 그리 많지 않다. 철이 지구의 최대 구성물이라는 것 역시 흥미로운 사실이나, 그 이유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철이 인간에게 얼마나 필수적인 자원이고, 생명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지대한 것이며, 어떻게 형성되어 지구에 존재하게 되었는지 등을 철의 혜택을 받고 있는 모든 사람에게 알리고자 하는 것도 이 책을 집필하는 동기가 되었다.

본서의 “제1장 인류 역사와 함께한 철”은 철과 인간의 운명적 만남과 철의 개요로서 본문의 전개를 위한 일종의 도입부이다. “제2장 철의 기원”은 철의 탄생에 관한 내용으로 천체물리학에 대한 기초적 이해가 다소 필요한 대목이다.

 

천체물리학이라면 저자로서도 생소한 분야라 시간을 들여 학습하여 지식을 쌓지 않을 수 없었다. 현상을 설명하려면 물리학적 기본 이론의 이해가 있어야 하는데 아직도 지식이 불충분한 탓으로 명쾌한 설명을 할 수가 없는 부분도 있었는데, 이는 다음 세대에 숙제로 넘기지 않을 수 없겠다.

철에서 일어나는 야금학적 현상을 이해하기 위해 꼭 필요한 기초지식은 “제3장 철의 특성”에서 정리하였다. 사용하는 용어조차도 익숙하지 않을 비공학도 독자는 생소한 용어가 등장하는 이론적 설명에 부담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이해가 있으면 뒷부분의 이해가 한결 쉬워지기 때문에 포함시켰다.

 

그러나 비공학도 독자는 상세히 이해할 필요가 없고 문장의 제목이 의미하는 바만 기억해도 전체를 이해하는데 큰 문제는 없을 것 같다. 내용은 가능한 한 최소화하였고, 수식을 이용한 설명은 빼고 정성적인 설명으로 이해가 가능하도록 했다. 일부 기술적인 사항을 제외한 나머지 내용은 일반인의 상식으로도 무난히 이해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철강산업은 제철기술의 진화와 그 발전의 궤를 같이하고 있는데, 이 내용을 정리한 것이 “제4장기술의 진화와 철강산업”이다.

제철기술의 발달로 제조원가가 낮아지고 품질이 좋아지면서 우리 생활에서 철이 차지하는 우월적 위치는 타 소재와 비교할 수가 없을 정도가 되었다. 인류가 사용하는 여러 가지 금속 재료 중에 철이 차지하는 비율은 중량으로 봐서 90% 정도라고 한다. 이는 철이 타 금속에 비해 경제성이 높고 쓰임새가 크기 때문일 것이다. 이렇게 되기 위해 인류는 3천년이 넘는 긴 세월을 기술개발을 해 왔고 용도를 개발했다.

 

그런데 대부분의 기술적인 발전은 최근 500년 동안에 이루어졌다. 16세기 중반에 유럽에서 용광로가 개발되기 전까지는 용선의 대량생산이 불가능해 가격이 높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19세기 중반에 전로의 발명에 의해 강(鋼)의 대량 생산이 이루어지기 전까지는 여전히 비싼 재료였다. 기술의 발전은 그 뒤에도 계속되어 현재까지도 진화하고 있으며, 그 결과에 따라 철강사의 부침도 반복해서 일어나 산업환경도 초경쟁적인 분위기가 조성되었다.

 

철이 인간의 문명과 문화에 미친 영향은 심대한데 여기에는 많은 가시적 사례가 있다. 이에 대해 정리한 것이 “제5장 문명의 발달과 철”과 “제6장 사상 및 문화와 철”이다.

그러나 철이 사상이나 철학에 미치는 영향은 쉽게 드러나지 않고 간접적이다. 간접적이기 때문에 그냥 지나치면 철의 영향이 있었는지를 알기가 쉽지 않다. 철이 인류의 문명과 문화에 영향을 미쳤다면 인간의 사고방식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사회의 규범과 사람의 사고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이렇게 생각하고 사상과 철학에 미치는 철의 영향을 간접적인 효과 위주로 유추해 보았다.

예를들어 유교의 발생을 보면, 철 농기구의 발달로 얻은 잉여농산물로 재력과 무력을 확보한 신흥 지주계층은 지배계층을 위협하게 되었다. 이들 신흥 지주계층을 제어할 수 있는 충효 논리를 제공한 유교 사상에 그 당시 정치 권력자들이 매료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또 노동자 계급의 투쟁을 통해 빈부 격차를 해소하고 유토피아를 건설하자는 마르크시즘은 빈부격차의 원초적인 원인을 제공한 철과 증기기관에 의한 산업혁명과 따로 떼어 생각할 수 없을 것이다.

철이 인류 역사에 미치는 영향 중에서도 가장 두드러진 것은 전쟁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에 대한 내용이 “제7장 전쟁과 철”이다. 전쟁은 경쟁에서 이기려는 인간의 원초적인 욕망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이다. 승리한 자는 인류 역사를 의도하는 대로 바꿀 수도 있기 때문에 전쟁은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 그 승패 여부에 따라 생사의 길이 달라지니 목숨을 건 투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전쟁에서 승리하자면 힘을 가져야 하는데, 원시시대 이래 전쟁의 승패는 철을 누가 많이, 그리고 얼마나 우수한 특성의 철을 사용한 무기를 보유하고 있느냐에 따라 결정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야말로 철이 국가였다. 따라서 권력자들은 전쟁에 이기기 위해 우선적으로 철강 제조기술을 개발하였고 고성능의 철강제품을 개발하였다. 인류의 역사는 전쟁의 역사이고, 전쟁의 역사는 철의 역사라고 할 수 있다.

과거나 현재에 벌어지는 사안은 관련 정보를 수집해 정리하는 것이 주요업무라 시간이 걸려서 그렇지 큰 어려움은 없었다.

 

그러나 “제8장 철강의 미래” 를 작성하면서는 정말이지 고민을 많이 하였다. 어떻게 미래가 펼쳐질 것인지 예측하는 것인데, 워낙 변수가 많아서 예측에 큰 부담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미래를 예측하려면 현재의 상황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문제점을 포착하지 않으면 안 되고 또 이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창조적 대안을 찾아내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이다.

 

특히 인공지능, 빅데이터를 포괄하는 4차산업혁명이 인류 역사에 미치는 영향이 강조되는 현 시점에 4차산업 혁명이 철강산업에 미칠 여파에 대해서도 언급을 하지 않을 수 없었기에 이 또한 부담이었다.

마지막으로 국내 최초 및 세계 철강업체 중 최초로 ‘등대공장’으로 선정된 포스코의 스마트팩토리 구현 과정과 신성장 사업인 리튬 사업, 그리고 이를 추진해온 포스코 사람들의 이야기를 특별 인터뷰를 통해 설명하였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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