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모란 장날 청초 이용분(7회)
모란 장터에 들어가는 길목에는 조그만 좌판을 벌려놓고 도장을 파는 사람. 각가지고무줄을 묶어 놓고 파는 사람, 허리 부분이 늘어져 버린 속옷에 넣으려고 고무줄 가격을 물어 보면 그 값이 만만치 않다. 그 전엔 아주 헐하던 게 그리 싸지 않다.
사월 초파일이 가까우니 달마그림 불상을 들고 파는 건지 그냥 주려는 건지 흔들고서 있다. 어떤 중년 아주머니가 한 장 얻어 가지고 오려고 했던 모양이다."글쎄 그냥 주는 게 아니고 파는 건가 봐, 돈을 달래잖아 그래서 되돌려 주었어"하면서 멋 적다는 듯 웃으면서 남편인 듯한 이에게 말을 한다.그럴 테지. 무어 길가는 사람에게 다 주려 면은 그게 어디 쉬운 일인가...
까만 양복을 아래위로 입고 어깨에 가로질러 무어라고 쓴 흰띠를 들러 맨 30대는넘었을 남녀 대 여섯 사람이 길에 무릎을 끓고 둘러 앉아 한참을 기도를 하더니 무어라고 서로 이야기들을 하는 게, 이 장터에 온 사람들을 모두 불쌍한 죄인들이니 교회로 데려가서 선도 구제 하자는 기도 모임인가? 교인을 만들자는 회의인가?자못 궁금하다.
그 분잡한 장터 네거리에 소년처럼 정장을 한 강아지가 나타나서 주변의 시선을 끌고 있다. 개 주인은 노인부부인데 손자쯤 생각하는 모양인지 자못 자랑스러워한다. 아차. 지나 놓고 보니 그 노인 부부도 함께 찍을 걸 생각이 안 들었네...^^
유럽여행을 갔을 때 관광버스를 타고 지나는 큰길가 집은 모두 하나같이 예쁜 커텐을 달고 창밖에는 꽃을 내어 놓았는데 그 나라에선 그렇게 하는 게 의무화 되어 있다고 한다. 몇 해 전 일본엘 갈 기회가 있어서 눈여겨 보았는 데 개인집 좁은 마당은 물론 대문밖에도 꼭 자그마한 꽃 화분들을 매달어서 지나는 이들이 보도록 배려해 놓은 걸 본적이 있다.
그러나 한국에선 그런 게 보편화 되어 있지는 않은 것 같다.그렇게 하기에도 조금은 어색한 분위기다. 주인이 돈이 많으니 저러지. 하고 생각 할까봐 망 서려 지기도한다. 공공시설 장소에는 이제는 제법 많은 꽃을 심어 올해에는 어딜 가나 예쁜 꽃들이 많이 피었다.
그러나 개인집들의 경우는 조금 더 서로가 정신적으로 성숙이 되었을 때 가능 할 것이다.전에는 난초가 처음 한참은 비싸고 귀족 대접을 받을 때가 있었다.나의 남편은 한 동안 난에 심취해서 이 꽃을 열심히 사들였었다.그 값도 상당한 고가일 텐데 그 당시 아주 비싼 값에 사가지고 와서는 나에게는몇 푼 안주었노라고...
대수럽지 않다는 듯이 말하곤 했다.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그 값을 알고는 마음속으로 아연실색을 하였었다.시장을 한참 돌아보니 봄이라 묘목들이 잘 팔리고 있다. 야채 씨앗과 모종들을 심심치 않게 사 가고 있다. 모두 웰빙 시대를 맞이하여 제가끔 건강을 생각하여 꽃 대신 이런야채류를 키워 먹어 보자는 추세를 보는 듯하다.
지방 곳곳에서 나온 여러가지 봄나물들도 사람들의 눈길을 받고 잘 팔려 나가고 있다. 나도 취나물 조금과 수수부꾸미를 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