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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12 22:40

대게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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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게 이야기

 

 

구 자 문

경북 동해안에 살고 있기에 대게를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은 먹게 된다. 이렇게 표현하는 이유는 먹을 해산물의 종류가 많기에 대게 차례가 자주오지 않는다는 의미도 없지는 않지만, 가격이 만만치 않기에 특별한 경우에만 먹는다는 의미가 더 강하다고 할 수 있다. 필자는 중부 서해안에서 태어나고 서울에서 성장했기에 꽃게에 익숙했으며 대게는 말로만 듣고 있었다. 그후 미국에 살 때는 킹크랩 다리를 몇 개 사서 쪄 먹거나 해변에서 꽃게 모양이나 더욱 큰 삶은 게를 망치로 깨어 먹은 경험 정도를 지니고 있었다. 참고로 대게는 다리가 대나무처럼 길어서 붙여진 이름이며 영어로는 Snow Crab이다. 킹크랩은 그대로 King Crab, 꽃게는 꼬챙이라는 뜻의 곶()게가 변형된 이름이라는데, 영어로는 헤엄을 잘 쳐서 붙여진 Swimming Crab이다.

 

귀국해서는 포항에 살면서 동향 분이 죽도시장에서 대형 대게횟집을 운영하기에, 또한 친한 친구가 동해, 삼척, 울진 등지에 사업차 자주 다녀오기에 가끔 커다란 러시아 킹크랩이나 크고 작은 대게들을 그래도 자주 맛보고 있었다. 대게는 과거 영덕대게로 잘 알려져 있었지만, 근래에는 영덕항에 더하여 포항시 구룡포항이 대게와 오징어를 비롯한 장거리 어업전진기지 및 집산지가 되어 있고, 또한 울진이 새로운 대게 집산지로 알려지고 있다. 그래서 지난 20년 동안 이 3개 지역이 나름 경쟁적으로 대게산지임을 알리며 관광객을 유치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 지역에 대게라는 특산품이 있어 지역을 나름대로 브랜드하고 홍보하고 있으니 참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대게는 대개 100~400미터 정도의 수심에서 수확되는데, 300~400미터의 깊이가 가장 생장조건이 맞는 곳이라고 한다. 물론 가격 싼 홍게는 해저 1000미터에서 생장한다고 한다. 요즈음 문제가 연안어업의 위축이며, 이는 대게도 마찬가지인데, 일부 잡힌다 해도 품질도 떨어지고 가격도 낮은 편이다. 먼 바다인 한국과 일본의 경계수역인 대화태어장의 대게가 1kg15만원 이상으로 가장 비싼데, 50톤 규모의 어선이 한번 출항하며 1~2주일 먼 바다에 머물러야 하니 인건비와 어선 운용비 등으로 인해 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는 것이다. 러시아에서 수입하는 대게들은 대개 1kg30불 정도이니 많이 싼 편이다. 킹크랩은 대게보다 매우 큰데 보통 80~100미터 해저에서 번식한다. 킹크랩의 경우는 러시아 현지에서 1kg50불 정도에 들여오는데 국내가격은 85,000원 정도라고 한다. 킹크랩은 9~12월이 어획기간이며 사할린 서쪽에서 붉은 킹크랩이 잡히고 동쪽에서 푸른 킹크랩이 잡힌다.

 

얼마 전에 영덕과 울진에서 대게축제가 열리기도 해서 이번 기회에 이 분야 수산물의 생산과 유통에 종사하는 러시아교포분 및 관련 인사들과 이야기 나눌 기회를 마련했었다. 우리나라에서 지금도 연안대게가 나지만 수확량이 얼마 되지 않고 살이 차 있지 못하니 가격도 제대로 못받고 있다고 한다. 먼 바다인 대화태어장에서 나는 대게는 분명 한국산이라고 부를 수 있고, 연안대개와 같은 종류이지만 살이 꽉 차고 품질이 좋고 가격도 높으나 일본어선들과의 어획경쟁이 치열하여 많이 잡지는 못하니 문제라고 한다. 그래서 우리나라는 2000년대 초부터 러시아에서 킹크랩과 함께 대게를 수입해 온다. 우선 연해주 해안에서 나는 대게가 있는데, 껍질에 석화현상으로 생긴 흰 반점들이 많다고 한다. 사할린 인근에서 나는 대게는 동사할린대게와 서사할린대게가 있는데, 이중 서사할린대게가 우리나라의 대게와 가장 비슷하다고 한다. 그리고 북쪽 오츠크해 인근에서 나는 마가단대게도 있다.

 

러시아 대게는 1990년 이후 주로 일본에서 수입했는데, 2000년부터는 한국에서 수입이 커졌고, 2010년 이후에는 많은 어획량을 수요층이 폭발하는 중국에서 수입해 간다고 한다. 1990년대에는 사할린과 쿠릴열도 인근에서 수확되는 대게들이 허가 없이 수확되고 가공되어 일본으로 수출되었는데, 지금도 일본으로 가는 것들은 허가가 없어도 된다고 하는데, 한국과 중국으로 수출되는 것들은 반드시 러시아세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한다. 물론 가격도 높아지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국민생선이라는 명태가 연안에서 잡히지 않아 러시아에서 쿼터를 얻어 어획도 하고 수입도 하는데, 이 일부 국민들만 맛을 보는 대게와 킹크랩의 수입가격이 이 명태와 비슷할 정도라는 것이다.

 

소득이 높아지고, 여행을 많이 다니게 되고,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게 되니, 대게에 대한 관심과 수요도 높아질 것은 당연하다. 경북 동해안지역에서도 기존의 자산들은 물론이고 새로운 것들을 개발하고 브랜드화·관광자원화 함이 필요한데 그중 대게는 매우 중요한 상품이라고 본다. 연안에서 잡히든 멀리 사할린 지역에서 가져오든 이 지역이 대게의 집산지임이 맞다. 하지만 구룡포, 영덕, 울진 3개의 지역이 서로 협력하여 공동의 브랜드를 개발하고 축제를 하더라도 서로 연계협력할 필요가 있다. 올해같이 서로 경쟁적으로 같은 일시에 축제를 열지 말고 일정을 조정함이 필요하다고 본다.

 

대게 자체가 가공되지 않은 그대로 맛과 영양이 좋아 소비되기도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가공식품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또한 대게 말고도 가리비 등 조개구이, 다양한 물회 등 레시피 개발이 필요하다. 대게가 특히 이 경북 동해안 어항들인 구룡포, 영덕, 울진에 집산되는 만큼, 이들 각자 브랜드화 노력을 기울이는 것 보다, 연계 노력을 통한 광역적인 브랜드화가 필요하다고 보며, 영덕의 송이버섯, 청송의 사과, 울릉도의 독도새우와 명이나물, 포항의 시금치와 부추, 경주의 한우 등 다른 특산물, 그리고 용한리의 서핑, 동빈내항의 크루즈, 오도리의 사방공원 등과도 연계시킬 필요가 크다고 본다.

 

20233월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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