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이 현실이 되는 ‘또 다른 세계’가 다가오고 있다. 스마트폰이 혁명이라면 메타버스는 새로운 문명이다. 디지털 휴먼과의 공존인 SF세계로 나아가는 메타버스는 1992년 닐 스티븐슨의 소설 《스노우 크래쉬》에서 유래한다. ‘오아시스’라는 가상 세계에서 자신만의 아바타를 꾸미거나 혹은 유명한 사람이나 캐릭터의 모습을 빌리는 형태이다. 즉 가상 세계와 현실 세계의 경계가 허물어진 3차원 가상세계를 뜻한다. 게임 속에서 내 자아를 투영한 캐릭터가 그 세계 안에서 생활한다.
메타버스는 ‘초월’을 뜻하는 ‘Meta’와 ‘세상, 우주’를 뜻하는 ‘Verse’의 합성어다. 메타버스는 크게 네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증강현실(현실 공간에 3D로 가상의 물체를 겹친다), 라이프로깅(일상적 경험과 정보를 캡처하고 저장하고 묘사하는 기술), 거울세계(실제 세계를 있는 그대로 반영하면서 정보적으로 확장), 가상세계(Virtual Worlds)로 나눠진다. 이미 미국 IT를 주도하는 기업들은 플랫폼 다음 먹거리로 메타버스를 꼽는다.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을 아우르는 XR은 가상세계에 현실 같은 생생함을 부여하는 기술로 메타버스 산업의 핵심으로 꼽힌다. 2024년까지 글로벌 시장 규모가 1368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기대되는 차세대 산업 전쟁터다.
메타버스는 정치·경제·사회·문화의 실생활로 확산되고 있다. 온라인 게임, SNS, 플랫폼서비스, 온라인지도 & 내비게이션 등에 적용되고 있다. 로블록스(사용자 1억5000만 명)는 게임 안에서 유저 마음대로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시스템 샌드박스 게임 형태다.
로블록스 외에도 엔씨소프트의 ‘유니버스’, BTS로 유명한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위버스’ 등 빅테크 기업들이 메타버스 플랫폼에 진출했다. 네이버‘ 제페토’의 전 세계 가입자 수가 2억 명을 넘는다. 명품 브랜드 구찌와 나이키, 푸마 등 패션 브랜드들이 네이버의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 입점해 있다. 신 개념 마케팅으로 ‘마틀라세 숄더백’ 200만 원짜리 구찌 가방을 3천 원에 구입 할 수 있다.
메타버스 공간에서는 아바타를 직접 꾸며 집들이나 캠핑을 하고, 수업, 신입사원 연수, 콘서트, 대학졸업식도 열 수 있다.
순천향대는 신입생 입학식을 본교 대운동장을 실제와 흡사하게 구현한 메타버스 공간에서 진행했다. 방탄소년단은 2020년 9월
세계적인 인기게임 ‘포트나이트’에서 디지털 싱글 ‘다이너마이트’ 안무 버전 뮤직비디오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애플은 2015년 이후
인수한 메타버스 기업이 10개가 넘는다. 오늘날 메타버스의 인력을 계속 구하지만 일할 사람이 없다.
SK텔레콤은 인공지능(AI)·디지털 인프라를 기반으로 한 메타버스 기업으로 키운다. LG유플러스는 글로벌 IT기업들이
참여하는 연합체 XR 얼라이언스 의장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KT는 ‘메타버스 원팀’을 결성하고, 콘텐츠 발굴에 4천억 원을 투자한다.
향후 메타버스는 3차원 네트워크로 진화하면서 IT산업의 핵심 키워드가 될 것이다. 실시간 3D 소셜 미디어 혁명으로 확장되면서
우리 삶에서 뗄 수 없는 세계가 될 것이다. 메타버스는 단순히 잠시 지나가는 트렌드가 아니다. 혁명을 넘어 새로운 문명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넷플릭스 창업자 리드 헤이스팅은 “넷플릭스의 최대 경쟁자는 디즈니가 아닌 포트나이트” 라고 한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는
“가상현실(VR) 기술은 모바일 다음의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예언했다. 팀 쿡 애플 CEO도 2016년 “증강현실(AR) 기술은 앱스토어 만큼이나
중요해질 것”이라고 했다.
메타버스가 가상현실이라는 일차원적인 생각을 벗어던지고 새로운 디지털 지구가 가져올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 대변혁에 제대로 대응할 때 기업들에게 퀀텀 점프의 기회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