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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은의 의학이야기]전쟁, 이질적 문화 충돌…문화 융합‧의학 발전


 
김해은 한사랑의원 원장 (도봉구의사회 부회장)
김해은 한사랑의원 원장 (도봉구의사회 부회장)

전쟁은 적군에게 위해를 가해 적군이 전투력을 상실하여 항복하거나 전쟁을 중지하여 더 이상의 재산 손실과 인명살상의 피해를 줄이기로 합의할 때 끝난다. 전쟁의 끝은 국토의 황폐화와 과부와 고아를 양산하는 비극을 초래한다. 하지만 죽어도 이 땅에 함께 살 수 없는 무리들과 결판을 낸 것보다 우두머리들의 정복욕과 정치적 입장으로 온 백성이 전쟁으로 내몰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비참한 결과에도 불구하고 전쟁은 온갖 미담으로 포장된다.

 

알렉산드로스는 전투에 늘 앞장서 싸웠다. 장군들이 “왕께서 이러시면 안 됩니다.”라고 만류했으나 그는 늘 전투의 선봉에 섰다. 전쟁터에 나가면 그의 부하들은 알렉산드로스가 어느새 맨 앞에서 말을 타고 적진을 향해 달려 나가는 모습을 목격하게 되고 부하들은 그를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왕의 뒤를 열심히 따라야 했다. 이 때문에 곤경에 빠지기도 여러 번, 부상을 입은 것도 수십 번이었다. 상반신은 페르시아와 전쟁에서 입은 흉터로, 하반신은 인도와 전쟁에서 입은 상처로 범벅이었다. 알렉산드로스를 따라 그리스를 떠났던 수만 병사 중 많은 병사가 세상을 떠났다. 긴 전쟁에 지친 병사들이 종종 왕에게 격하게 자신들의 의견을 펼쳤으나 그럼에도 결국 마케도니아 병사들은 말없이 알렉산드로스의 뒤를 따랐다. 온몸의 상처가 그를 웅변하였기 때문이다.

 

로마인들의 조상은 트로이전쟁에서 그리스연합군에게 패한 프리아모스와 사위 아이네아스가 그들의 일족을 이끌고 나왔을 때 함께 피신한 트로이의 유민들이다. 아이네아스가 테베레 강에 상륙하여 원주민과 전쟁 중에 그의 아들 아스카니오스에게 당부한 말에 로마의 정신이 함축되어 있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니다. 적이 쏜 화살이 아이네아스의 허벅지를 관통하여 긴 창에 몸을 의지하고 있을 때 외과의를 불러 화살을 제거하였다. 그가 적진을 향하여 돌진할 때 이렇게 외친다.

“아들아 FORUTUNA(행운)는 남에게서 배우고 VIRUTUS(용기)와 ARETE(탁월함)은 나에게서 배워라.” 신의 도우심이 아닌 인간의 분투와 노력으로

로마는 건국되었다.

로마인의 조상인 아이네아스가 허벅지에 박힌 화살을 제거하는 모습
로마인의 조상인 아이네아스가 허벅지에 박힌 화살을 제거하는 모습

고대 로마제국의 군의관들은 메스를 잡고 외과수술을 했다는 기록이 있다. 당시 로마의 군의관들은 아편 등 마약을 마취제와 진통제로 사용하여 외상환자를 치료하였다. 당시 로마제국의 군병원에서는 이집트와 중동, 그리스의 의료 기술을 집대성하여 적극적으로 활용하였다. 현대 수술도구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유물들이 화산재에 묻힌 폼페이 유적에서 발굴되었다. 당시 로마제국은 영국, 엘바강, 라인강, 다뉴브강, 팔레스타인에 이르기까지 광대한 국경을 지켜야했음으로 젊은 병사들의 전투력 유지가 절실하였다. 부상 입은 병사를 적극적으로 치료하여 재활 후 전선으로 환원하여 숙달된 병사의 전투력을 보존하였다. 역설적으로 전쟁 중인 군인의 평균수명이 일반 시민보다 10년 더 길었다.

 

한국전쟁은 한반도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피해를 가져다주었다. 하지만 의학에서는 전쟁사상자 치료를 통해 외상외과가 발달 할 수 있었고 연합군의 군의관들을 통해 선진의학기술을 습득할 기회도 얻었다. 항생제, 신경안정제, 구충제 등 각종 약제들이 도입되어 질병 치료효과를 획기적으로 개선시켰으며, 방사선학과 임상병리학에 필요한 각종 최신 선진 기기들도 들여오게 되었다. 미국 적십자사의 혈액제품 공급은 혈액은행 창설 및 수혈의 발전으로 이어져 과거의 어느 전쟁보다 전상환자 사망률을 줄일 수 있었다. 1952년 본격적으로 시작된 재활의학은 한국인에게 맞는 보조기를 제작하는 독창적 기술을 발전시켰고 물리치료법의 발전으로 이어져 환자들의 사회복귀를 도와주었다. 전쟁 중 맺어진 선진국 의사들과의 인연은 전쟁 후 많은 의과대학 유학생들을 미국으로 보내 오늘날 우리나라가 선진국에 못지않은 의술을 펼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한국전쟁은 외과학 발전 뿐 아니라 내과학 발전의 큰 계기를 마련하였다. 결핵환자들을 체계적으로 치료하였고 한탄 바이러스에 의한 유행성 출혈열을 연구하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전쟁을 문화사적 측면에서 보면 이질적인 두 문화의 충돌이다. 앞선 문화적 역량을 가진 무리가 승리하여 상대방에게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긴 시간을 두고 보면 한 무리로의 일방적 흡수는 없고 서로 간에 문화를 융합하는 것이다.

인류를 피에 물들인 전쟁도 찾아보면 더러 순기능도 있다. 6.25는 동족상잔의 비극이었지만 우리의 정체성을 지켜준 선열들이 있어 열강들 속에서 우리의 몫을 누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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