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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형의 퍼스펙티브] KAIST 총장 "학생들 공부 덜 해야, 교수들에게 10% 줄이라 했다"

자유가 꽃잎처럼 흩날리는 캠퍼스

이광형의 퍼스펙티브



[출처: 중앙일보] [이광형의 퍼스펙티브] KAIST 총장 "학생들 공부 덜 해야, 교수들에게 10% 줄이라 했다"

코로나 감염병 속에서도 봄날 캠퍼스는 여전히 아름다운 공간이다. 개나리·진달래를 시작으로 목련과 벚꽃이 줄을 잇고 영산홍과 철쭉이 대기하고 있다. 30여년간 봐오던 캠퍼스 풍경이지만 총장이 된 지금은 조금 다른 생각을 하게 된다. 문득 흩날리는 꽃잎 아래에서 사진을 찍는 학생의 가슴 속에 학교란 어떤 의미로 자리 잡고 있을까 생각해 본다. 학생들의 마음속에 캠퍼스의 자유와 낭만이 살아있는 것일까? 탐구와 열정이 자리하고 있을까? 캠퍼스는 학생에게 꿈을 찾고 키우는 공간이 되어 있을까 생각해본다.


우리 교육의 가장 큰 문제는 너무 많이 공부한다는 데 있어
훌륭한 사회인에 필요한 협동·봉사·도전·창의 정신 기르려면
학교 공부만 해선 안 되며 학생 스스로 필요 지식 찾도록 해야
성적 우수자가 아니라 고유한 빛깔을 내는 사람이 우대 받을 것

 

사실 대학의 역사 1000년 동안 교육 방식은 거의 변하지 않았다. 학식을 많이 쌓은 교수가 학생들에게 지식을 전수하는 곳으로서 역할을 해왔다. 그러기 위해서 주로 일방통행 교육이 계속됐다. 사회가 변하여 원하는 인재상이 변했음에도 불구하고 기존에 해오던 방식으로 교육이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
 
꿈을 찾고 키우는 캠퍼스
 
필자가 30여 년 동안 캠퍼스에서 깨달은 가장 확실한 믿음은 학생들은 무한대의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교육의 가장 큰 역할은 그 잠재력을 일깨우고 발휘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어야 한다. 젊은이에게 꿈은 사람의 마음속에 불덩이와 같다. 이 불덩이를 가슴에 품으면 저절로 앞으로 나아간다. 이렇게 되면 학생 스스로 필요한 지식을 찾아서 공부한다. 교수는 도와주기만 하면 된다.
 
오늘날 학교가 가장 역점을 두어야 할 점은 학생 스스로 꿈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지식 전수는 그다지 중요한 일이 아니다. 특히 인공지능(AI)이 지식을 제공하는 21세기에는 더욱더 그렇다. 학생들에게 스스로 꿈을 찾게 도와주는 방법은 넓은 세상을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일상에서 벗어나 다른 세상을 보면 궁금해진다. 새로운 것을 보면 질문이 나오게 되어 있다. 낯선 것을 만나면 머릿속이 혼란스럽고 당황스럽기도 하다. 그러면서 새로운 것에 대한 질문이 생긴다. 이러한 가운데 나를 알게 되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깨닫게 된다. 하던 대로 같은 곳에서 같은 일을 반복하면 자극이 없고 질문도 없다.
 
넓은 세상을 배우기 위해서는 직접 경험하는 것이 좋다. 학교를 벗어나 사회 현장과 해외로 나가 보고 듣고 배우는 것이 필요하다. 또 독서를 통한 간접 경험도 중요하다. 독서는 짧은 시간 안에 많은 경험을 간접적으로 얻을 수 있다. 독서뿐 아니라 비디오 등 다른 미디어를 통해서도 얻을 수 있다.
 
세상에서 훌륭한 일을 한 사람 치고 학교 공부만 열심히 해서 그렇게 된 사람은 매우 드물다. 대부분이 교실 밖에서 다른 활동을 하다가 가슴에 꿈이라는 불덩어리를 품고 그 꿈을 좇아서 그렇게 된 것이다.
 
공부 덜 하고 넓은 세상 봐야
 
필자가 느끼는 우리 교육의 가장 큰 문제점은 공부를 너무 많이 한다는 점이다. 물론 공부도 필요하지만 지나치게 강조하다 보니 구속이 되어버렸다. 이제 우리 교육이 해야 할 일은 학생들을 공부라는 구속에서 해방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이제 공부 좀 덜하고 다른 일을 해야 할 것 같다. 세상에는 다른 좋은 일이 수도 없이 많이 있다. 훌륭한 사회인이 되기 위해서 필요한 덕목이 여럿이다. 그런데도 점수라는 굴레 속에 몰아넣고 한 줄로 세워서 경쟁을 시키고 있다. 훌륭한 사회인이 되기 위해서는 협동과 봉사 정신이 필수적이다. 도전과 창의 정신도 필요하다. 이러한 것을 기르기 위해서 독서와 질문이 중요하다. 학생들에게 이러한 것들은 성적만큼 중요하다는 점을 가르쳐 주어야 한다.
 
필자는 이제 공부 덜 가르치기 운동을 전개하려고 한다. 우선 교수들에게 전공 공부를 10% 줄여 달라고 부탁하고 있다. 이렇게 얻는 10%의 시간에 학생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꿈을 찾아가는 활동을 도와주라고 부탁한다. 친구들과 어울려 리더십을 기르고, 책을 읽고 토론을 하며, 현장에 나가 문제를 찾고 해결하는 경험을 쌓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학생들에게는 지식을 습득하는 것보다 훨씬 더 값진 배움이 될 것이다. 기존에는 이러한 활동은 인문·사회나 교양 과목에서 하는 것으로 인식되었다. 이제 이런 일을 전공에 상관없이 모든 교과목에 적용하려 한다.
 
성적 지상주의 타파
 
학생들에게 올바른 가치관을 심어줄 필요가 있다. 현재 학교에서 만연하고 있는 성적 지상주의는 잘못된 것이다. 사회에 나가면 성적이 그렇게 중요하지 않을 뿐 아니라, 지나친 경쟁으로 부작용이 너무 크다. 이러한 성적 지상주의 폐단을 줄이기 위해 성적 우수자에게 주는 우등상 외에 다양한 상을 만들려고 한다. 봉사상·독서상·도전상·협동상을 우등상과 동일한 비중으로 수여한다. 이렇게 하면 학생들은 봉사와 독서 등도 공부만큼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대학 내 다양한 가치관이 존재하면 다양한 활동을 추구하는 학생들이 많아질 것이다. 동일한 기준으로 친구들과 경쟁하는 게 아니라, 친구들과 다름에서 나의 존재를 찾는 학생이 많아질 것이다. 학교는 이러한 학생을 찾아서 격려해주고 더욱 북돋워 줄 것이다. 성적은 중간 이상만 되면 더는 바랄 것이 없다. 점수에 매몰되어 안달하는 학생들은 좀생이라고 핀잔 듣는 세상이 될 것이다. 성적이 우수한 자가 우대받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고유한 빛깔을 내는 사람이 우대받을 것이다. 이제 캠퍼스에는 자유가 꽃잎처럼 흩날리는 가운데 하고 싶은 것은 아무것이나 해볼 수 있는 그런 놀이터가 될 것이다.
 

[출처: 중앙일보] [이광형의 퍼스펙티브] KAIST 총장 "학생들 공부 덜 해야, 교수들에게 10% 줄이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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