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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형 교수 “KAIST는 계속 변화해야 하는 학교”

  • 출처: 시사저널 김상현 세종본부 기자

 
1세대 벤처 대부 교수의 오늘날 젊은 세대에 대한 진단

“어른들의 잘못으로 안정만을 쫓으며 꿈이 작아진 학생들”
“새로운 것을 찾기 위해 인간에 대한 공부 필요”

“KAIST가 망하면 대한민국이 망합니다”

 

넥슨 창업주 김정주, 해커스랩 김창범·김병학, 네오위즈 신승우, 아이디스 김영달. 1990년대 불붙었던 우리나라 1세대 벤처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이름들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KAIST(한국과학기술원) 출신이라는 것, 그리고 한 교수의 지도를 받았다는 점이다.

KAIST 전산학과는 벤처 창업의 요람이었고 이광형 교수는 벤처의 대부였다. 연구실 텔레비전을 거꾸로 걸어놓고 검은색 스포츠카를 몰고 다니며 괴짜 교수로 소문이 자자했던 젊은 교수. “고무줄로 할 수 있는 일 20가지 이상 적기” 같은 이상한 과제를 내는 등 범상치 않은 행보와 함께 드라마 KAIST의 실제 모델로도 유명했던 그가 이제는 KAIST 교학부총장을 맡고 있다.

그가 생각하는 KAIST는 단순한 국내 우수 대학 중 하나가 아니었다. “KAIST 학생들은 세계 속에서 경쟁한다”라며 이 학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그의 이야기에서는 어딘가 현재의 KAIST에게서 느껴지는 작은 아쉬움도 함께 묻어났다.

 

어른들의 잘못으로 꿈이 작아진 아이들

1985년 처음 부임해서 어느덧 35년이 지났다. 수많은 학생을 지도해 왔던 그에게 과거와 현재 학생들의 차이점을 물었다. 곧장 “근시안적으로 변했다”라는 말과 함께 “성적에 너무 연연한다”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이 교수는 “중간 정도만 유지하면 큰 차이가 없는데 너무 신경을 쓴다”라고 설명했다. 성적을 올리려고 노력할 시간에 다른 고민을 더 하면 좋겠다는 뜻이다. “물론 지금도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미쳐있는 학생들은 잠을 잊고 몰두한다. 하지만 그 수가 많이 줄었다”는 것이 이 교수의 평가다.

 

학교는 아이들이 가진 특별한 재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이를 위해 서남표 총장 재임시절, 성적과 상관없이 창의적인 인재를 학교에 데려오고자 학생 선발 제도까지 손봤다. 하지만 그렇게 입학한 학생 중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태가 벌어지자 이러한 시도는 오히려 많은 비판에 휩싸였다. 이 교수는 이 일에는 학교 책임이 크다고 봤다. “특별한 학생을 선발했으면 끝까지 특별하게 관리를 해야 했는데 그냥 내버려뒀던 것이 문제였다”라고 후회했다.

 

학생들의 꿈에 대한 문제점도 지적했다. “요즘 학생들은 왜 그렇게 대기업에 가고 싶어하는지 모르겠다”라고 걱정했다. “일단 안정적일 수는 있지만, 결국 회사에서 시키는 일만 하는 것 아니냐”라며 “대기업에 취업한 친구들을 보면 그다지 행복해 보이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어 “일단 이것저것 해보다가 안 되면 그때 대기업이든 어디든 가면 되는데, 너무 단편적인 꿈을 가지고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KAIST 학생이면 언제든 가고 싶은 기업에 갈 수 있을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우리나라 과학기술계를 짊어지고 갈 KAIST 학생들의 꿈이 작아졌다니 걱정이 앞선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KAIST가 잘 못 되면 나라가 걱정된다”라고 일갈했다. “주로 법대, 의대 등에 우수학생이 몰리는 타 대학은 국내 활동을 위한 인재를 키우지만, KAIST는 대부분 국제무대를 목표한다”라며 “도전의식이 줄어든다는 건 정말 큰 문제다”라고 현실을 직시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사회가 실패에 대한 위험을 분산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공하면 참여한 모두가 열매를 나누고 실패하면 혼자 다 책임져야 하는 현재 사회 시스템은 너무 부당하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 지금은 유명무실해진 스톡옵션 등 중소벤처기업들의 매력을 발산할 수 있는 요소들을 적극 활성화해야 함을 강조했다.

이광형 교수는 학생들이 도전적으로 변화하기 위해선 실패에 대한 위험을 분산해주는 사회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광형 교수는 학생들이 도전적으로 변화하기 위해선 실패에 대한 위험을 분산해주는 사회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KAIST

계속해서 바뀌지 않는다면 존재할 필요가 없는 학교

 

KAIST는 많은 개혁을 시도했고 그때마다 벽에 부딪히며 성장했다. 입학사정관제 도입, 교수 테뉴어(정년을 보장받는 교수) 심사 강화, 영어강의, 융합학과 신설 등 다양한 시도를 통해 발전해왔다. 하지만 그때마다 항상 학교 안팎의 수많은 반대와 싸워야 했다. 이 교수는 항상 그 싸움의 선봉에 있었다.

“KAIST는 개혁하지 않는다면 존재 이유가 없어지는 학교”라고 힘을 줬다. “왜 국민이 이곳 학생들에게만 특별히 학비를 지원하는가?”라고 반문한 후 “뭔가 새로운 걸 시도해 보라는 뜻이다”라고 설명했다. 개혁에 성공하면 다른 학교와 사회에 전파하고 안 되면 빠르게 철수하는 도전과 실패를 계속하는 것이 의무라는 의미다. 이는 학생과 학교 모두에게 적용된다.

그러면 KAIST는 어떤 대학이 돼야 할까? 이 교수는 “세계 일류 대학이 돼야 한다”라고 단호하게 말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스스로 문제를 정의해서 풀면서 세계 학문을 선도하는 위치까지 올라야 한다고 덧붙였다. “남이 하는 걸 빨리 따라가는 건 이제 할 만큼 했다”라며 “이제부터는 세상에 없는 걸 하는 방법을 고민할 때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세상에 없는 걸 만드는 방법을 ‘인간에 관한 공부’에서 찾았다. “인본주의 사상 체계에서는 사람의 의사결정이 중요하다”라며 “인간이 무엇을 원하고 어떤 걸 추구하는지, 그것에 기술이 어떻게 부흥할지 알아야 새로운 문제를 발견한다”라고 설명했다. 결국, 인문사회 교육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이와 관련해서 이 교수가 준비하고 있는 것이 바로 ‘포스트 AI’ 연구다. 10년 후 인간이 추구할 기술에 대해 예측하고 준비하기 위한 프로젝트다. 이 연구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인공지능이 보편화한 10년 뒤, 인간은 어떤 삶을 살고 있을지 먼저 알아야 한다. 현재 학교 내에서 가장 상상력이 풍부하고 엉뚱한 인물들을 중심으로 연구팀을 꾸리고 있다.

 

이광형 교수가 ‘포스트 AI 연구’와 함께 가장 몰두하고 있는 것은 교내 미술관 설립이다. KAIST 도서관인 학술문화원에 400평 규모의 미술관을 세우려고 추진 중이다. 현재 설계에 착수했다. 이 또한 KAIST가 일류대학으로 성장하는데 한 줌의 밑거름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끝으로 이 교수는 지금 학생들을 지도하는데 가장 필요한 것에 대해 충고했다.

“지금 학생들에게는 질문을 많이 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칭찬을 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런 것이 지금 학생들을 좀 더 진취적이고 도전적으로 성장시킬 겁니다. 그런 친구를 잘 이끌어 줄 수 있도록 KAIST도 계속 변화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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