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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중의 미디어비평] 언론 신뢰도, 존재의 목표가 되어야

  • 김서중 성공회대학교 교수

 
김서중 성공회대학교 미디어콘텐츠융합자율학부 교수
김서중 성공회대학교 미디어콘텐츠융합자율학부 교수

지금의 기성세대들은 친구들 사이에 주장이 엇갈리면 최후의 일격인 ‘신문에 서 봤다’로 모든 것을 정리했던 어렸을 적 경험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물론 그때도 언론이 반드시 진실만을 전달하지는 않았지만 당시 독자들에게 신문은 절대적이었다.

그런 언론들이 지금은 못 믿을 존재가됐다.

 

특히 우리가 그렇다. ‘국경 없는 기자회’가 매년 발표하는 언론 자유 순위에서 우리나라는 최근 몇 년간 수십 계단을 올랐다. 언론 통제가 줄어들어 자유롭게 취재 보도할 수 있는 상황이 됐다는 뜻이니, 언론 신뢰도도 높아져야 할 것이다.

 

하지만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가 매년 주요 국가들을 대상으로 조사하는 언론 신뢰도의 결과는 조사대상 국가 중 항상 꼴찌다. 언론 통제가 사라져도 시민들은 이제 언론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징표다. 흔히 올바른 보도가 갖춰야 할 기본 요소들로 객관성, 공정성, 진실성 등을 언급한다. 각각이 다 중요할 것이다.

 

하지만 이런 저널리즘의 기본 요소들은 결국 한가지를 위한 것이다. 언론의 ‘신뢰도’다.

저널리즘은 신뢰에 기반을 둔 것이다. 물론 우리는 습관적으로 기사를 소비한다. 그래서 자신이 왜 특정한 기사나 프로그램을 읽거나 보는지를 특별히 생각지는 않는다.

 

그러나 왜라는 질문을 받으면 새로우니까, 재밌으니까, 중요하다 생각하니까 정도를 떠올리지 않을까? 하지만 기사나 시사 프로그램이 거짓이라 생각한다면 새롭다고, 재미있다고, 중요하다고 그 기사를 읽으려 하지는 않을 것이다. 수용자들이 언론(기사나 프로그램)을 소비하는 근간에는 신뢰가 작동한다. 최근 언론의 위기는 그런 신뢰가 사라지는 데서 비롯하는 것이다.

 

신뢰의 위기를 겪는 언론 상황을 보면서 제일 먼저 떠오르는 단상은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른다’는 속담이다. 언론계가 새로운 기술, 수용자들의 이용 방식 등을 심각하게 논하면서 새로운 변화에 어떻게 적응해야할까 고민하는 것의 반만이라도 자신들이 생산하는 내용의 신뢰도를 어떻게 높일 것인가 고민하고 실천했으면 지금 언론의 상황은 훨씬 나았을 것이다.

 

뉴욕타임스의 인터넷 기사 구독 유료화를 둘러싸고 성공 여부 논란도 많지만, 유료화를 받아들일 ‘신뢰하는 충성 독자 층’이 있다는 일정한 자신감에서 시도했을것이다. 한국의 현실은? 

전 세계적으로 종이신문의 구독률이 떨어지고 있지만 한국의 구독률 저하와 비교할 수는 없다. 다른 나라 신문은 싼가? 한국 신문의 몇 배에 달하는 가격임에도 외국의 신문 구독률 저하가 한국만큼 급격하지 않은 이유는 한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언론을 신뢰하기 때문이다. 언론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언론은 변화하는 기술 환경에서도 여전히 그 가치를 잃지 않는다.

 

언론 신뢰의 문제는 개별 언론사의 경쟁력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흔히 가짜 뉴스라 칭하는 허위조작정보가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법제도로 규제해야 하느냐 여부를 가지고도 논란이 많다. 피해만 생각하면 법으로 규제했으면 정말 좋겠다는 유혹에 빠지기 쉽지만 자칫 규제가 침해할 언론의 자유도 중요하니 쉽게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그럴 때 과거에도 있었던 유언비어 현상과 관련한 명쾌한 통찰이 떠오른다. 유언비어는 제도권 언론을 신뢰할 수 없을때 극성을 부린다는 결론이다. 인터넷과 NS 같은 새로운 기술의 발달로 허위조 조작정보의 유포가 예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지만 대응의 본질은 같다. 무언가 의심스런 정보를 접할 때 마지막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신뢰할 수 있는’ 언론이 있다면 그 피해가 감소하지 않을까?

 

논란의 중심에 있는 허위조작정보가 5·18이나 정치적인 문제라서 언론의 신뢰성을 정치적인 문제로 착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신뢰할 수 있는 언론의 필요성은 우리의 일상과 무관하지 않다. 골뱅이 통조림 관련 오보로 통조림 회사들이 모조리 파산하고, 쓰레기 단무지 오보로 관련 회사 사장이 자살하는 것이 이념이나 정치의 문제일까? 언론 보도는 이념이나 정치에서 우리 일상까지 삶 곳곳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래서 성숙한 사회에서 ‘신뢰할 수 있는 언론’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 요소다. 언론의 신뢰도 향상은 언론의 기본적 목표이어야 한다.

 

※ 김서중 교수는...

서울대학교 대학원 신문학과 박사

現 성공회대학교 미디어콘텐츠자율학부 교수
現 민주언론시민연합 상임공동대표

KBS 이사회 이사(2015~2018), 제28기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공동의장(2014), 제15대 한국언론정보학회 회장(2013), 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2007), 신문발전위원회 부위원장(2005), 언론중재위원회 위원(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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