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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형의 퍼스펙티브] 비대면 세상 확대가 사회 갈등 부추길 수 있어

600만 년 전 오스트랄로피테쿠스의 직립보행에서 시작된 우리 인간은 수많은 환경 변화와 고난을 겪으며 살아왔다. 그동안 수많은 경쟁자를 물리치고 오늘날 지구의 최종적인 주인으로 자리 잡았다. 그 당시에는 호모 사피엔스보다 더욱 크고 훨씬 힘센 종족이나 사나운 동물이 많았다. 현존하는 사자나 호랑이는 인간보다 더욱 빠르고 날카로운 발톱과 이빨을 가졌다. 호모 사피엔스와 마지막까지 경쟁한 네안데르탈인은 키가 더 컸고, 두뇌 용적도 컸다.
 

 

코로나19는 독감처럼 인간과 함께 사는 존재될 수 있어
사이버 사회에서 비슷한 사람들끼리만 교류해 집단사고 위험
감염병 예방이 국방에 버금가는 주요 어젠다가 되고
데이터 중심으로 경제 활동 재편되는 디지털 혁명 예상

약자가 강자를 이기는 방법은 협동이다. 동료들과 협력해 조직적으로 싸우면 엄청난 힘을 발휘한다. 협동은 바꿔 말하면 조직이고, 조직은 연결에서 출발한다. 우리 조상인 호모 사피엔스는 조직적으로 싸워서 승리했다. 그리고 그 유전자는 오늘날에도 이어져 현대사회를 이루고 있다. 현대 인간 사회에서도 사교성은 성공의 중요한 요소다.
  
백신 개발돼도 효과는 제한적
 
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화하며 비대면 사회를 가속하고 있다. 비대면 사회는 좋아하는 사람이나 좋아하는 정보만 접촉하도록 해 이념 양극화를 조장할 위험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로이터·EPA=연합뉴스]

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화하며 비대면 사회를 가속하고 있다. 비대면 사회는 좋아하는 사람이나 좋아하는 정보만 접촉하도록 해 이념 양극화를 조장할 위험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로이터·EPA=연합뉴스]

그런데 21세기 초연결 시대에 우리에게 뜻하지 않는 복병이 나타났다. 코로나19 바이러스다. 기존 인간의 성공방정식을 송두리째 뒤흔드는 도전이다. 연결의 중요성은 여전하다. 그러나 직접 접촉하면 위험하다. 만나지 않고 연결해야 한다. 만나지 않고 연결하는 방법은 비대면 사이버 연결이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 경쟁이 치열하다. 코로나19는 RNA 바이러스다. DNA와 달리 RNA에 유전 정보를 저장하는 생명체는 돌연변이가 많이 발생한다. 코로나19가 발견된 지 약 6개월 만에 S형·V형·G형·GH형·GR형 등 변종이 발생했다. 이러한 변종은 약간씩 다른 방식으로 우리 인체에 침투하고, 약간씩 다른 증상을 나타낸다.
 
코로나19의 미래를 보기 위해서는 RNA 바이러스인 독감의 행태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독감은 온전한 면역이 생기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다. 항상 새로운 변종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을이 되면 매년 유행이 예상되는 표적 바이러스에 대한 예방주사를 맞는다. 이 예방주사는 표적에 대한 면역을 갖게 해줄 뿐이다. 필자는 코로나19의 미래도 이와 비슷하리라 생각한다. 결국 백신이 개발되겠지만, 그 효과는 특정한 변종에 국한될 가능성이 크다. 독감처럼 매년 예상되는 변종에 대한 백신을 접종해야 할 것이다.
  
통제 범위 벗어난 코로나19
 
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화하며 비대면 사회를 가속하고 있다. 비대면 사회는 좋아하는 사람이나 좋아하는 정보만 접촉하도록 해 이념 양극화를 조장할 위험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로이터·EPA=연합뉴스]

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화하며 비대면 사회를 가속하고 있다. 비대면 사회는 좋아하는 사람이나 좋아하는 정보만 접촉하도록 해 이념 양극화를 조장할 위험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로이터·EPA=연합뉴스]

치료제는 백신보다 개발이 용이할 것이다. 치료제는 인체에 침투해 서식하고 있는 바이러스를 공격한다. 이미 서식하고 있는 바이러스를 공격하는 방법은 다양할 수 있다. 영양소를 차단하든지 산소 공급을 끊든지 한다. 그리고 이런 방법이 여러 변종에 대해 유효할 가능성이 높다. 어떠한 변종도 영양소와 산소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물론 백신이 완벽하지 못하더라도 철저히 격리하면 막아낼 수 있다. 여기에서 복병은 인간이다. 미래를 예측할 때는 마지막에 항상 인간을 봐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우리는 현재 인간의 한계를 목도하고 있다. 몇 달간의 차단 조치를 참지 못하고 반발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등 일부 인기 영합 정치인들은 하루에 수만 명의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는데도 경제 활동을 재개하게 하고 있다. 이것이 우리 인간의 모습이다.
 
앞으로 ‘코로나 이후’(After Corona, AC) 시대는 오지 않을 것 같다. 그 대신 ‘코로나와 함께 하는’(With Corona, WC) 시대가 전개될 것 같다. 이미 팬데믹 상태가 된 이상 통제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나 버렸다. 통제를 시도한다 해도 시민들이 받아들이지 못할 것이다. 코로나19는 감기와 독감처럼 우리의 일상 속에 함께 살아가는 존재가 될 것이다. 독감에서 경험하고 있듯 모든 변종에 대응할 수 있는 백신 개발이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WC 시대의 특징은 세 가지다. 첫째, 인간관계에 대한 인식의 대전환이 예상된다. 그동안 사람을 만나는 일은 생존을 위한 좋은 일이었다. 이제는 위험을 내포하는 일이다. 그러나 수백만 년 동안 진화해 온 인간의 생존 전략이 바뀔 수 없다. 사회성과 대인관계는 계속해 중요한 요소가 된다. 당연히 비대면 사회성이 강조된다.
 
사이버 세상이 크게 확장될 것이다. 사이버 세상에서는 좋아하는 사람과 좋아하는 정보만 접하기 쉽다.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끼리 그룹을 형성하고, 좋아하는 정보만 접하게 된다. 다른 생각을 하는 그룹은 멀리하게 되고, 그룹들 사이의 간격이 커지기 쉽다. 이것은 사회 갈등의 원인이 될 수 있다.
  
600만 년 이어진 성공 전략 수정해야
 
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화하며 비대면 사회를 가속하고 있다. 비대면 사회는 좋아하는 사람이나 좋아하는 정보만 접촉하도록 해 이념 양극화를 조장할 위험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로이터·EPA=연합뉴스]

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화하며 비대면 사회를 가속하고 있다. 비대면 사회는 좋아하는 사람이나 좋아하는 정보만 접촉하도록 해 이념 양극화를 조장할 위험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로이터·EPA=연합뉴스]

둘째, 감염병 예방이 국방에 준하는 국가의 주요 어젠다가 될 것이다. 감염병으로 인적자산이 흔들리면, 일상생활은 물론이고 산업 활동도, 국방도 흔들리는 것을 배웠다. 감염병 대응을 잘하지 못하는 정치인은 국민으로부터 선택받지 못한다. 국방을 위해 많은 인력과 장비를 준비하고 훈련하듯 감염병 방역을 위해 의료 인력과 장비가 필요하게 된다. 국방 인력과 무기 개발에 투자하는 것을 낭비라 하지 않듯 방역 인력과 장비를 개발하는 것을 당연시할 것이다. 또 좋은 방역 의사를 확보하고 의료장비 개발을 위한 의사 공학자를 양성하는 일이 정치인의 선거 공약이 될 것이다.
 
셋째, 4차 산업혁명의 촉진이다. 4차 산업혁명은 디지털 혁명이다. 디지털 혁명이란 데이터 중심으로 경제 활동을 재편한다는 말이다. 이를 뒤집어 보면 비대면 경제 활동이란 뜻이다. 코로나19의 충격은 변화에 대한 심리적 거부감과 기득권의 저항을 무력화시키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은 비대면 근무, 비대면 교육, 비대면 의료, 비대면 정치라는 말로 추진될 것이다. 우리 인간은 600만 년 동안 유지하던 성공 전략을 수정하여 새로운 길을 가고 있다.
 
코로나19는 이념 양극화 해소라는 과제 던져
코로나19와 함께 살아야 하는 시대에는 사이버 세상이 확대될 것이다. 사람들 사이의 관계도 상당 부분 사이버 연결로 이루어질 것이다. 현실 세상에서는 가끔 원하지 않는 사람도 만나고, 원하지 않는 정보도 접한다. 종이 신문을 읽든지 TV 뉴스를 보면, 좋든 싫든 편집자가 제공하는 세상의 전체 모습을 보게 된다. 그러나 온라인 강의를 수강하게 되면, 다양한 친구들을 만날 기회가 차단된다. 재택근무를 하면 보기 싫은 직장 상사나 동료를 만나지 않아도 된다. 인터넷 뉴스를 보면 취향에 맞는 정보만 골라서 본다.
 
인간은 편리함을 추구한다. 나의 취향에 딱 맞는 맞춤형 정보는 편안하다. 맞춤형이란 말은 바꿔 말하면 편식을 말한다. 사이버 세상에서는 정보 흡수에 편식이 지속되고, 대인관계의 폭이 좁아진다. 내가 선호하는 유튜브만 골라서 본다. 음식물도 장기간 편식하면 문제가 생긴다. 정보 흡수와 인간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정보 흡수에 편식은 두뇌에 쌓이는 정보의 편향성을 가져온다. 두뇌에 쌓인 편향된 정보는 세상의 일부 모습만 보여주고, 편향된 의사 결정을 유발한다.
 
전체 세상을 보지 않고 일부만 보는 사람은 다른 세상을 무시한다. 오직 자신이 생각하는 것만이 올바른 세상이라고 믿고, 자신과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은 틀렸다고 말한다.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끼리 대화하면 편안하다. 편안한 사람들끼리 그룹이 형성된다. 그룹 내부의 정보 선호도가 심화하고, 인식의 내부 결집도가 증가한다. 동시에 다른 그룹과의 인식의 간격은 더욱 커진다.
 
이러한 현상은 이미 나타나고 있다. 이념적으로 비슷한 사람들끼리 선호하는 기사를 보고, 유튜브를 보면서 그들만의 믿음을 공고화시킨다. 우리 사회에는 진보와 보수의 이념 대립이 심화하고 있다. 이것은 사이버 세상에서 정보의 편식에 의한 결과라 생각한다. 그런데 코로나 시대에는 이러한 현상이 더욱 심화할 것이다. 이념의 양극화 시대에는 사회 통합을 위한 중도가 설 자리가 좁아진다. 그렇지 않아도 이념 갈등이 심한 우리 사회에 더욱 우려되는 현상이다. 결국 코로나19는 우리에게 이념의 양극화 해소라는 새로운 과제를 던져주었다고 볼 수 있다.
 
 

이광형 KAIST 바이오뇌공학과 겸 문술미래전략대학원 교수



[출처: 중앙일보] [이광형의 퍼스펙티브] 비대면 세상 확대가 사회 갈등 부추길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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