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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너무나 오랜 기다림에 지쳐서...              청초 이용분(7회)

    ​이제는 아침저녁으로 날씨가 제법 싸늘해 졌다.언제 그런 큰비가 쏟아졌느냐 싶게 푸른 하늘에는 흰 구름도 몇 점 두둥실 무심히 흘러가고 있다. 거실의 밝은 갈색 나무마루 위로 앞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햇볕의 길이가 깊어 졌다. 등에 비치는 햇볕의 느낌이 따사롭기까지 하다.정원에 있는 아주 자그마한 흰 들국화와 보라색 들꽃도 아침나절 찬바람에 흔들리니 파리할 정도로 애처롭고 귀엽다. 나무 밑의 음영도 깊어지고 귀뚜라미의 울음소리도 힘을 잃은 듯하다.나무 밑을 찾아와서 이가지 저가지로 옮겨 다니며 우지 지는 이름 모를 작은 새의지저귐 소리가 가을바람 속에 영롱하게 울려온다.

    오늘 아침에 T.V 에 비치는 이산가족들의 모습...이제 죽기 전에 꿈속에서라도 한번 그 모습을 잠간만이라도 보고 지고하던 부모님과 형제들이 몇 십 년이라는 세월의 장벽을 넘어서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서로가 한 핏줄이 틀림없다는 것을 새삼 확인하는 안타까운 짧은 만남이 이루어진 뒤, 이제 또 다시 언제 생전에 만나 뵐지 어떨지 기약도 없어 서로를 부등켜 앉고 있는 사이 시간은 흘러 서로의 손길을 놓아야 될 순간이 다가왔다.

    ​​명주실 같이 다 세어버린 흰머리에 몸이 말린 북어 같이 바싹 마른 팔순 노모가 버스 창으로 내미는 손을 차마 잡지도 못하고 버스의 몸체에 머리를 파묻은 채 어머니를 놓치기 싫어 몸부림을 치는 육십이 넘은 듯한,이제는 그만 늙어버린 아들의 몸짓이, 그 옛날 어린 시절 엄마 앞에 떼쓰며 응석을 피던 시절 그 모양으로 몸부림치며 흐느끼는 모습이 가슴을 아리게 한다.

    ​이북에서 하도 고생을 하고 정신 무장을 해온 탓인지 팔순 노모가 오히려 의연하고, 아들의 등을 치며 무엇이라고 차라리 짐승의 포효와 같은 소리로 호통을 치신다.짐짓 그러셨을 것이려니 생각을 한다.그분도 돌아가는 버스 속에서 너무나 슬픈 마음을 가누지 못하셨으리라...

    ​십년 전인가 이산가족을 찾을 때 아침밥을 먹은 후에는 나는 찾을 친척도 없으면서 매일 T.V 앞에 앉아서 그들이 가족을 찾을 때마다 절절한 그들의 아픈 사연에 제절로 흐르는 눈물을 억제하지 못하고 아예 수건을 옆에 가져다 놓고 눈이 붓도록 훔치고 또 딱고 하여 나중에는 머리가 아파 오곤 하던 기억이 새롭다. 아무튼 이북에서 온 그들은 씩씩해 보인다.정신 교육이 아주 잘 되어 있는 것 같이 보인다.그들이 너무나 고생을 하는 것 같이 보여서 안타까워 흐느끼며 몸을 가누지 못하는 남쪽에서 온 형제들을 짐짓 등을 두드리며 진정을 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은 오히려 그들이다.

    ​​헤어지기 전에 한번만이라도 더 내 혈육의 얼굴을 쓰다듬고 손도 만져보고, 지금까지 살아온 세월 속에 언제 그리 다급한 시절이 있던가 싶게 흘러 가버리는 그 짧은 시간들이 아쉽기만 하다.너무나 오랜 기다림에 지치고 정신까지 혼미 해져 그 옛날 헤어진 아들의 모습도 한참은 기억해 내지 조차 못하던 구십이 넘게 늙으신 어머니.그러다 겨우 알아보자마자 헤어져야 하는 이 상황이 또 믿기지도 않고...

    ​​너무나 늙어 버려 이제는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옆에서 알아듣기도 힘든당신만의 어조와 중얼거림으로...어둔하시어 표현도 잘 못하시고 슬픔도 나타내지 못하는 구십 노모의 표정은 차라리 바라보는 우리의 마음을 편하게 한다.이제는 누군가 아이들의 엄마가 되어, 흐르는 세월 앞에 어쩔 수 없이 늙어 있는 어른이 된 딸의 모습....

    ​이북을 향해서 떠나 버린 버스 뒷모습을 쫓아가며 엉엉 울부짖다 주저앉고 마는 그 정경은 정말 우리의 가슴을 쓰라리게 한다.너무나 오래된 우리 민족의 이 비극이 끝이 날 날은 언제쯤 일까... ?

    2003년 9월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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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꿈에도 잊지 못할 6.25 전쟁이 빚은 비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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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ony(12) 2019.06.26 13:00

    그간도 안녕 하시지요? 여기는 지금 2주째 장마철같이 매일 비가 오락가락, 기온은 20도 내외이고 밤에는 10도 정도로
    내려가서 아직도 난방이 들어 옵니다. 거기는 기온이 30도를 넘어 가는 모양인데 늘 더위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철이

    매우 늦어 꽃모종, 채소 모종들도 이제서야 다 끝났습니다.

  • 이용분 2019.06.26 17:55

    황후배님 그간 별고 없으셨는지요?
    이곳은 노상 남부지방 제주도에만 비가 스쳐지나 갈뿐 그간 비다운 비는 내린적이 별로 없습니다.
    봄내 대기 오염 문제로 모두 숨쉬기가 겁이 나던차 그냥 날만 맑으면 유리창을 열어 환기하기쉬우니까
    마음 편히 하고 지냅니다.
    덥다고는 하지만 나이가 들어 가니 그닥 더위에 민감 하게 되지는 않는군요.
    그래도 작년 더위에 혼이 나서 또 그렇게 더울까바 식당 부엌 쪽에 아이들이 에어콘을 미리 하나 더 설치 해주었습니다.

    그곳에서도 고향집 모양으로 여전히 채소 심고 꽃 모종 심으시고 사시니 그 부지런하심은 본받을 일입니다.
    우리집은 아파트니 양지 바른 앞 발코니에 화분을 한 오십개 심어 놓고 흙을 만지고 지냅니다.
    봄여름 꽃이 피고 지지만 감자나 토마토 모종을 심어 보니 제 대로 모종 값도 안나와 그는 포기 하고
    그냥 꽃만 키우고 있어요. 그럼 내내건강하시기를 ...
    감사합니다.

     

     T.V.에서  6.25 특집으로 한국전쟁 프로를 방영하는등  6.25 전쟁을 부각 시키는 프로를 진행하고 있어서

    이런 글을 올려 보았습니다.

  • Tony(12) 2019.06.26 22:54

    여기서도 매해 한인 라이언스 클럽과 노인회가 합동 주최하는 6.25 행사를 22일에 치루었습니다. 한, 카참전 용사들과 양쪽 회원들 한인회관이 꽉 차도록 함께 모여 식을 올리고 점심식사후 여흥시간도 있었고 서로 옛날 얘기들을 나누다 헤어졌는데 처음 시작할때 200여명이던 용사들이 많이 세상을 떠났고 노쇠해 양노원에 계시고 해서 참석한 분들은 모두 합해 40명 정도였습니다. 한국 용사 한분은 6.25가 나자마자 학도 지원병으로 입대 군에서 평생을 보내고 대령으로 전역하신 김덕수라는 분이 계십니다. 제 동생 서울고등학교 대선배님이 되십니다. 내년에 또 만나기로 하고 헤어졌는데 그때는 몇이나 참석하게 될는지.... 칼가리 한인사회가 화목하고 평화로운것이 늘 다행으로 생각되고 자랑스럽습니다. 서로들 싸우지 않고 도웁고. 한인 인구 2만이 못되는데 교회는 30개가 넘는답니다.

  • 이용분 2019.06.27 15:16

    여기에 올린 배경 음악 "바위고개 언덕은" 우리 학교 지리선생님이던 김연옥 선생님이 즐기시던 노래인데
    6.25전쟁때 납북 되신 선생님의 첫 남편을 생각하며 부르던 노래라는데 그 남편 분을 만나지도 못하고
    이제 선생님께서도 돌아가셔서 이미 고인이 되셨지요.

    선생님은 홀로 오래 동안 그리다가 그후 부고 다른 지리선생님과 다시 재혼을 해서 행복하게 사셨다는
    일화가 전해 지는 애뜻한 노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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