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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사건 한빛학원 이사장은 교정을 수목원처럼 가꿨다. 그는 ’수종만 150종 된다. 아이들의 인성 함양을 위해 나무만 한 게 없다“고 말했다. [강홍준 기자]

홍사건 한빛학원 이사장은 교정을 수목원처럼 가꿨다. 그는 ’수종만 150종 된다. 아이들의 인성 함양을 위해 나무만 한 게 없다“고 말했다. [강홍준 기자]

지난 14일 오전 홍사건(69) 한빛학원 이사장은 서울에서 SRT를 타고 대전역에 도착했다. 역 광장에서 택시를 잡았다. 20여 분을 타고 대전시 중구 안영동에 있는 대전한빛고 입구에서 내렸다. 이곳은 2000년 그가 인수한 일반계 고교다. 매주 한두 번 혼자, 기차와 택시를 타고 학교로 온다.
 

삼성 임원 출신
‘관리의 삼성’ 원칙 교사 채용에 반영
학벌·지연 안 따지고 실력 보고 뽑아

사학 운영 애로
수익 못 내는 열악한 사학법인 많아
교직원연금 등 교비로 부담케 해야

월급 0원 이사장
지역건보료·교통비 등 직접 지불
이사장은 명예직, 물려줘도 부담

홍 이사장이 학교나 재단에서 받는 급여는 한 푼도 없다. 건강보험 지역가입자여서 건보료를 직접 납부한다. 집과 학교를 왕래할 때도 자기 돈으로 기차표 사고, 택시를 탄다. 이날 이사장을 맞이한 학교 관계자들 중에, 그리고 학교 전체에서 그의 피붙이는 한 명도 없었다. 최근 언론에서 집중적으로 다뤄지고 있는 일부 사학에선 교비 횡령, 채용 비리, 이사장 갑질은 이곳에선 예외인가. 홍 이사장의 하루를 따라다니며 사학의 현실을 들어봤다.(※은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한 설명.)
 

질의 :이사장이면 학교 오너인데, 집무실이 소박하게 보인다.
응답 :“이사장이면 대단한 권한을 갖고 있고, 부를 축적하고 있는 걸로 아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이사장 월급이 0원이라고 말하면 믿지 않는다.”
(※그의 집무실은 학교 본관 1층 로비에 있다. 로비는 책이 꽂혀 있는 서가로 둘러싸여 있다. 코엑스 별마당도서관을 빼닮았다. 로비의 3분의 1을 가르는 슬라이딩 도어를 여니 이사장의 책상과 소파가 나타났다. 마침 로비를 지나가던 학부모 두 명이 “이사장님,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자, 홍 이사장도 “안녕하세요”라고 답했다.)

  
사재 들여 화장실 등 학교 리모델링
 

질의 :사학을 바라보는 시선이 냉담하다.
응답 :“고교의 경우 5곳 중 두 곳이 사립이다. 그만큼 사학이 교육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데도 일부 부정적 사례를 들어 전체 사학을 싸잡아 비난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사립고교인 서울공연예술고교 학생들이 뮤지컬을 제작해 학교 비리를 고발하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선 21만여 명이 호응했다.)

 

질의 :대전한빛고는 그동안 채용 비리에서 자유로운가.
응답 :“그렇다. 2000년 이사장 취임 이후 교사 채용은 필기(1차)·실기(2차)·면접(3차)으로 했다. 지금까지 교사 40여 명을 뽑았는데, 학벌과 지연을 따지지 않았다. 채용 면접 때 면접위원으로 참석은 하지만 발언하지 않는다. 행정실장도 공모를 거쳐 뽑았다.”
(※홍 이사장은 “삼성 인사처럼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1977년 삼성그룹이었던 제일제당에 입사했으며, 1994년 삼성그룹에서 임원을 거친 뒤 인재를 키우기 위해 학교를 운영하려고 퇴사했다. ‘관리의 삼성’이란 말이 있듯 학교 운영에서 이 원리를 그대로 도입했다. 물품 구매, 시설 발주 등에도 모두 공개 입찰 방식을 채택했다.)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질의 :채용 청탁을 거절하기 쉽지 않았을 텐데.
응답 :“시작부터 청탁이 통하지 않는 학교로 소문이 났다. 이사장이 원칙을 지키니 학교 안에 있는 누구도 예외가 있을 수 없었다. 우리 학교에선 기숙사에 들어갈 학생도 성적과 통학거리 등을 감안한 선정과정을 거쳐 뽑는다.”
(※황미경 교무부장은 2000년 교사채용공고를 보고 지원해 합격했다. 황 부장은 “서울에 있는 대학을 나와 교사가 되려 했기에 대전에 있는 학교와 아무런 연고도 없었다. 다른 곳에서 사립학교 교사되려면 발전기금을 내야 했으나 여기선 실력 하나만 보고 뽑아줬다”고 말했다.)

 

질의 :학교를 인수한 뒤 얼마나 달라졌나.
응답 :“인수할 학교에 와보니 화장실이 푸세식이었다. 깜짝 놀랐다. 학교를 인수하고 곧바로 교사(校舍) 리모델링을 했다. 부지를 매입하고 체육관, 문화관, 도서관, 기숙사를 지었다. 교육청의 재정 지원도 있었지만 사재 출연이 기본이다.”
(※학교 입구에서 교정에 이르는 길가엔 아름드리 소나무가 촘촘히 심겨져 있다. 10여 년 전 충남 해미에서 구입해 옮겨온 100그루다. 편백나무도 3000그루도 그가 구입해 심었다. 5월 교정은 철쭉과 연산홍으로 붉게 물들었고, 겨울을 제외한 계절마다 꽃을 볼 수 있는 수목원 같았다.)

 

질의 :사학 운영의 애로점은 어떤 것인가.
응답 :“예를 들어 설립자가 학교를 세우기 위해선 교육용 기본재산인 토지와 건물, 수익용 재산을 출연해야 한다. 학교를 운영하면서 사립 교직원의 교직원연금과 건강보험료도 부담해야 한다. 법정부담금이라는 이름으로 강제하는 것이다. 이 돈을 낼 수 없을 정도로 재정적으로 열악한 사학법인이 다수다. 수익재산에서 수익이 잘 나지 않기 때문이다. 교육청 등은 법정부담금을 못 내는 법인이라면서 규제한다.”
(※서울시내 시내 347개 사립학교 법인의 2017 회계년도 법정부담금 납부율은 28.9%이며, 비율이 매년 감소하자 서울시교육청은 법정부담금을 안 낸 사학의 명단을 공개할 예정이다.)

  
사학 경영, 대기업보다 10배 어려워
 

질의 :이 문제는 어떻게 풀어가야 하나.
응답 :“교직원연금이나 건강보험은 교직원의 복리후생비에 해당한다. 그런데도 재원이 턱없이 부족한 법인이 이 비용을 모두 부담하라고 한다. 설립자나 이사장은 운영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 존재로 취급된다. 학교 교직원은 학교회계에서, 법인 직원은 법인회계에서 각각 부담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법정 부담금은 1973년 ‘사립학교교직원연금법’이 제정되면서 법인에 부과됐다. 그 이전에 설립된 법인엔 소급 적용된 것이다.)

 

질의 :학교를 자녀에게 물려줄 계획이 있나.
응답 :“이사장은 무보수 명예직인데 물려받아봐야 짐만 된다. 사명감 없으면 못 할 일이다. 대기업에서도 오랜 기간 일해봤지만 학교 경영이 10배 이상 어려운 것 같다. 내부적으론 학교 구성원들은 현실 유지를 고집하고, 외부적으론 규제가 강력하다. 그러니 학교를 키워보겠다는 젊은 사람들이 나오지 않는다. 설립자의 2세 또는 3세가 물려받는 정도다. 이래서 교육이 바뀌겠는가.”

 

물려받은 염전 팔아 학교 인수 … 문 닫아도 재산 못 돌려받아
성년의 날인 지난 20일 대전한빛고교에서 열린 전통 성년례 행사에 참여한 학생들이 셀카를 찍고 있다. [뉴스1]

성년의 날인 지난 20일 대전한빛고교에서 열린 전통 성년례 행사에 참여한 학생들이 셀카를 찍고 있다. [뉴스1]

개인이 학교를 설립하려면 땅과 건물이 있어야 한다. 설립자는 학교법인설립신청서를 시·도교육청에 내야 하는데 신청서엔 재산출연증서도 포함돼 있다. 은행잔고증명서로 학교를 세울 돈이 있다는 걸 증명한다. 수십억원의 돈이 있어야 설립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학교를 세워 인재를 키우겠다는 뜻을 지닌 사람은 새로 법인을 설립하기보다 기존 법인을 인수하는 방식을 선호한다. 비용이 상대적으로 적게 들어서다. 홍사건 한빛학원(대전한빛고) 이사장도 “삼성그룹에 사표를 내고 고향(충남 당진)에 학교를 세우려 했는데, 신규 설립 허가가 안 났다. 그래서 운영난을 겪고 있던 대전 성복고 재단을 인수했다. 염전을 가지고 있던 부모님으로부터 물려받은 유산을 자금으로 썼다”고 말했다.
 
개인이 이렇게 재산을 출연하면 그 재산은 법인의 소유가 된다. 설립자는 학교를 운영하는 것으로 출연 재산에 대한 권리를 간접적으로 행사한다. 학교 문을 닫더라도, 이 재산은 되찾지 못한다. 다른 공익법인 설립을 위한 재산으로 출연하거나 국고로 귀속되는 것이다. 학생수가 급감하고 있는 상황에서 학교 운영 자체가 어려운 법인(한계 사학)이 자진해산할 때 출연재산의 일부를 되돌려주자는 법안이 2014년 의원입법 형식으로 국회에 제출됐지만 통과되지 못했다. 학교법인이 공익법인인데 공익법인을 자진해산한다는 이유로 학교법인 설립자나 그 유가족에게 돈을 쥐어주는 게 맞느냐는 이유에서다. 한국사학법인연합회 관계자는 “한계 사학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자진 해산을 돕는 특별법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홍사건 이사장
1950년 당진 출생
서울사대부고, 성균관대 경제학과, 연세대 경영대학원 등 졸업
1977년 삼성그룹 제일제당 입사, 경리·자금부장,
관리담당, 경영지원실장·재무이사 등 역임
2000년 한빛학원 이사장 취임
2002년 대전한빛고교로 교명 변경
2019년 졸업생 5081명 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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